가상자산 채굴 업체가 위기를 겪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가상자산 채굴 업체가 위기를 겪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강주현 기자] FTX 파산, 비트코인 급락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악화에 채굴 업계가 고사 위기에 몰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나스닥에 상장한 다수의 가상자산 채굴 업체가 파산 신청을 하거나 상장 폐지 경고를 받았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대형 비트코인 채굴 업체 코어사이언티픽은 미국 텍사스 남부파산법원에 챕터11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코어사이언티픽의 부채는 최소 10억달러(1조 2760억원)에서 최대 100억달러(12조 7600억 원)로 채굴 업체 파산 중 가장 큰 규모다. 

앞서 코어사이언티픽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올 3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연말이나 그보다 빠른 시점에 보유 현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체는 보고서를 통해 10월 기준 3220만달러(410억원)의 현금과 62개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나 최근 비트코인 가격 폭락와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언제 영업이익이 정상화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사이언티픽은 앞서 9월 파산 신청한 가상자산 대출 업체 블록파이에 약 5400만달러(690억원) 상당의 채무를 지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비트코인 채굴 업체 아르고 블록체인, 비트팜스, 캐나다 비트코인 채굴 업체 디지호스트 테크놀로지가 상장 폐지 경고를 받았다. 

가상자산 채굴 업계가 위기에 빠진 이유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 에너지 비용 상승, 경쟁사 증가, 채굴기 가격 급락 등 여러 악채가 겹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대출기관에 담보로 잡은 채굴기 수십만 대를 반환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커뮤니티가 2021년 강세장 당시 막대한 대출을 받은 점이 약세장에서 화근이 된 셈이다. 

비트코인 채굴 업체 부채 순위 [사진:해시레이트 인덱스]
비트코인 채굴 업체 부채 순위 [사진:해시레이트 인덱스]

해시레이트 인덱스의 비트코인 채굴 업계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업체 상위 10개 업체 누적 부채가 26억달러를 넘었다. 가장 큰 부채는 최근 파산신청을 한 코어사이언티픽의 13억달러(1조6588억원)다. 마라톤(8억5100만달러), 그리니지(2억1800만달러)가 뒤를 잇고 있다. 

마라톤은 파산을 피하기 위해 채무자들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그리니지를 포함한 대다수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부채 비율이 2 이상이면 자본 상태가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는데, 코어사이언티픽의 부채 비율은 26.7을, 그리니지 부채 비율은 18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구책을 펼치는 업체들이 있다. 채굴 업체 파운드리는 지난 11월 최근 파산을 신청한 가상자산 채굴 업체 컴퓨트노스의 가상자산 채굴장 두 곳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비트코인 채굴 업체 클린스파크는 지난 11월 590만달러(75억원) 규모의 채굴기 3900대를 매입했다. 클린스파크는 지난 몇 달동안 2만6500대 이상의 채굴기를 구입했다. 

채굴장을 인수하기 위한 대규모 공동 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미국 데이터 센터 운영사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최근 가상자산 채굴장 인수를 위해 1억달러(1276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시작했다. 해당 펀드는 가상자산 채굴 장비 구입, 데이터 센터 호스팅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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