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국내 게임사들의 3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인건비·마케킹 등 영업비용 상승으로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얻은 가운데 자체 지식재산권(IP)의 흥행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넥슨·엔씨소프트 등의 성과가 눈에 띈다. 

반면 자체 IP 부족이 약점으로 꼽히던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은 3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표 IP가 타격을 받으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기 때문. 이에 자체 IP 발굴과 신작 개발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넥슨, 엔씨 로고 [사진:각 사]
넥슨, 엔씨 로고 [사진:각 사]

‘자체 IP의 힘’ 넥슨·엔씨 날아올랐다...다수 신작 공개

게임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히트2 등 신작 흥행에 힘입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넥슨은 3분기 매출 9426억원(975억엔), 영업이익 3049억원(315억엔)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 28%, 6%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넥슨이 호조세를 보이는 이유는 탄탄한 자체 IP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등 다양한 자체 IP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스테디셀러로 불리는 게임들은 든든한 캐시카우다. 

여기에 올해 출시한 신작 던파 모바일, 히트2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새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던파모와 히트는 넥슨이 가지고 있던 IP를 활용한 신작이다. 이에 넥슨의 3분기 영업익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분기 전망도 밝다. 넥슨은 새 IP 확보를 위해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개발 중이다. 하반기부터 ▲퍼스트 디센던트 ▲ 워헤이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마비노기 모바일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매출 6042억원, 영업이익 1444억원, 당기순이익 18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1%, 영업이익 50%, 당기순이익 83% 증가한 수치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올해 별도의 신작을 선보이지 못하고 기존 라이브 서비스작들의 매출 하향화로 주춤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리니지 IP 파워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리니지M, 리니지W 등 기존 모바일 서비스 타이틀이 매출을 견인하면서 유의미한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굳건한 자체 IP를 보유하고 있기에 이뤄낸 성과다. 또한 글로벌 지역을 확장하고자 한 노력도 어느정도 성과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북미·유럽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62% 증가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외 IP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 선보일 신작 TL 외에 ▲프로젝트M ▲TL ▲BSS ▲프로젝트R ▲LLL ▲PUZZUP ▲프로젝트G 등 7종의 신작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로고 [사진:각 사]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로고 [사진:각 사]

부진 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새 IP 발굴 올인

반면 넷마블과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을 견인하는 대표 IP가 타격을 받으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간 넷마블과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는 자체 IP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번에 이러한 부분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넷마블은 3분기 매출 6944억원, 영업손실 3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선보인 넷마블의 신작들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탓이다. 

당초 넷마블은 자체 IP를 비롯한 다양한 신작을 선보이며 실적 개선을 기대했다. 그러나 올해 선보인 머지 쿵야 아일랜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데다 마케팅·인건비 비용이 증가하면서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여기에 기존 게임 매출이 하향세를 기록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넷마블은 외부 IP를 활용한 게임을 개발해 선보이는 방식을 택했다. 검증된 IP가 안정적이라는 판단에서지만 게임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큰 타격을 입을수 밖에 없다. IP를 활용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타사대비 출혈이 높은 것. 현재 넷마블은 분기 매출 40%를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올해 선보였던 신작 쿵야와 세븐나이츠가 넷마블의 대표 IP였던 만큼 이같은 흥행실패는 더욱 뼈아픈 상황이다.

이에 넷마블은 자체 IP 발굴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하이프스쿼드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ARISE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이외에 레이븐, 모두의마블 등 자체 IP를 활용한 신작도 준비중이다.

크래프톤도 배틀그라운드 외 자체 IP가 없다는 점이 늘 약점으로 꼽혀왔다. 크래프톤은 3분기 매출 4338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 28.2% 감소한 수치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영업비용 증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서비스 중단 등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한 것.

특히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서비스가 갑자기 중지되면서 모바일게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크래프톤의 매출 80%는 배틀그라운드 IP에서 나오고 있다. 배틀그라운드가 지난 2017년에 나온 게임인 만큼, 단일 IP의 노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이에 크래프톤은 신규 IP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 먼저 오는 12월 2일 출시를 앞둔 PC콘솔 호러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선보인다. 이외에 ▲프로젝트 블랙 버짓(Project Black Budget) ▲프로젝트 롬(Project Roam) ▲서브노티카 2(Subnautica 2) 등 다양한의 장르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올 상반기 호조세를 기록하던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3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3분기 매출 3069억원, 영업이익 437억원을 기록했다.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지난 분기 대비 매출 9%, 영업이익 46% 감소한 수치다.

이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이용자 이탈이 원인으로 보인다. 앞서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소통부재를 이유로 카카오게임즈를 향해 마차시위와 불매운동을 진행한 바  있다.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을 견인하는 캐시카우는 오딘과 우마무스메다. 그러나 최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이용자들이 이탈하면서 매출이 감소한데다 오딘 또한 매출이 하향하면서 타격을 입은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도 IP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IP 강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4분기부터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선보인다. 오는 24일 PC온라인 생존게임 ‘디스테라’를 얼리엑세스로 출시한다. 이외에 ▲에버소울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 라이브 오브 가디언즈 ▲가디스 오더 등을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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