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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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글로벌 인터넷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업계가 거세지는 경쟁 속에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징후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향후 업계 판세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더욱 커졌다.

넷플릭스 가입자수가 사상 처음으로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온데 이어 나온지 한달도 안된 CNN플러스는 서비스 중단 보도가 전해지면서 OTT판 성장 한계론은 더욱 힘을 받는 모양새다.

1분기 넷플릭스 전체 가입자수는 2억2164만명으로 전 분기 2억2184만명 대비 20만명 줄었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가입자 성장 정체가 두드러졌다. 넷플릭스 가입자수는 최대 시장인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60만명이 줄었다. 유럽에서도 가입자가 빠졌다. 실적 발표 후 넷플릭스 주가는 35% 폭락했다. 2004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가입자가 감소세로 돌아서자 넷플릭스는 그동안 부정적으로 봤던 광고 기반 저가형 상품 출시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드 해이스팅스 넷플릭스 회장 겸 공동 CEO는 그동안 OTT에 광고를 붙이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다른 OTT 서비스들이 광고를 붙이는 대신 가격을 낮춘 상품을 추가할 할때도 넷플릭스는 유료 구독만 제공하는 전략을 고수했다. 

하지만 성장의 한계 속에 광고 기반 저가 상품은 넷플릭가 더이상 외면하기 힘든 카드가 된 모양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저널에 따르면 해이스팅스 회장은 "넷플릭스를 지켜봐온 이들은 내가 광고가 갖는 복잡성에 반대해왔고 구독이 주는 단순함에 대단한 팬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구독에 대한 팬인 것 만큼 나는 소비자 선택에 대해서도 대단한 팬"이라는 논리를 폈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OTT판에서 유료 구독과 광고 기반 저가 버전은 공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통하고 있다. 동영상  서비스 훌루(Hulu)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해이스팅스 회장도 광고가 영상 구독 서비스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 훌루를 제시했다.

훌루는 2015년 광고가 없는 버전을 선보이기 전 광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1년 훌루 유료 가입자수는 2020년 3540만명에서 늘어난 4090만명이었다. 프로토콜은 훌루 사용자당 수익을 자세히 보면 광고 프리 상품과 마찬가지로 광고를 붙인은 구독 모델을 통해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3월 말 출시된 CNN플러스가 4월 말 폐쇄될 것이라는 소식도 OTT가  겉에서 보면 그럴듯해 보여도 실전에선 만만한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떠올랐다.

CNN플러스의 운명은 2020년 4월 할리우드 거물인 제프리 카젠버그 주도 아래 5~10분짜리, 이른바 숏폼(short-form) 콘텐츠를 무기로 OTT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실전에서 존재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6개월여만 사라진 퀴비보다도 비극적이다.

CNN플러스는 출시 후 가입자 15만명을 확보했다. 올해는 200만명, 향후 4년간 1500만~1800만명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목표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커 보인다. CNBC 보도를 보면 CNN플러스는 출시 2주 후 하루 기준 사용자수는 1만명도 안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CNN플러스는 월 5.99달러, 연간 59.99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로쿠에서만 이용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TV에선 아직 쓸 수 없다.

WSJ에 따르면 CNN플러스 폐쇄 결정은 회사 소유 구조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최근 CNN 소유권은 AT&T에서 워너브라더스와 디스커버리 합병 회사인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로 넘어갔다. 이후 2주도 안돼 CNN플러스를 정리하기로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WSJ은 전했다. 

출범 이후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경영진들은 CNN플러스 가치에 대해 의문을 표했고 CNN CFO를 해고한데 이어 CNN플러스를 프로모션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지출도 중단했고 WSJ은 덧붙였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CNN플러스를 정리하고 HBO맥스와 디즈커버리 플러스를 앞세워 넷플릭스와 경쟁하려는 모습이다. 2022년 1분기 HBO와 HBO맥스 가입자수는 7680만명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 300만명, 전년대비 1280만명 늘었다.

넷플릭스의 대항마 중 하나로 부상한 디즈니플러스가 5월 11일 공개할 성적표도 주목된다. 디즈니스플러스는 어린이들을 강력한 팬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넷플릭스가 직면해 있는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디즈니는 3월 초 광고를 붙이는 대신 월 요금은 저렴하게 제공하는 구독 상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디즈니는 2020년 12월 디즈니플러스를 출시하면서 투자자들에게 2024년 회계연도말까지 2억3000만명에서 2억6000만명 규모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당시만 해도 디즈니는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광고 기반 버전을 내놓을 의사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1년여만에 입장을 바꾼 것은 OTT 서비스들간 신규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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