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차기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로 선임된 최수연 글로벌 사업지원 책임리더. [사진: 네이버]
네이버 차기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로 선임된 최수연 글로벌 사업지원 책임리더. [사진: 네이버]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네이버가 최수연 책임리더를 차기 최고경영자(CEO) 내정했다. 한국판 빅테크를 이끌어 갈 자리에 젊은 리더를 기용한 파격 인사다. 이번 인사로 네이버는 조직 쇄신을 위한 내부 기반을 다지면서 글로벌 확장에 보다 힘을 실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1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사업지원 책임자인 최수연 책임리더를 CEO 내정자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업 개발과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맡고 있는 김남선 책임리더를 CFO 내정자로 선임했다.

차기 CEO 내정자로 선임된 최 책임리더는 2005년 네이버에 입사, 4년 간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 등을 거쳤다. 이후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변호사로 경력을 이어가다 2019년 네이버에 다시 합류해 글로벌 사업 지원을 총괄해 왔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네이버를 이끈 김상헌 전 대표가 1963년생, 뒤를 이어 CEO 직을 맡은 한성숙 대표가 1967년생이다. 선례를 보면 40대 젊은 리더를 채용한 파격 인사란 평가다. 

네이버에서의 경력도 하마평에 올랐던 다른 관리자와 비교하면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인사는 네이버가 내부 조직을 정비하는 한편,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의 확장 의지가 보다 명확히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CEO를 맡고 있는 한 대표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로 1년여가 넘게 남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직장 내 괴롭힘에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알려지며 조직 쇄신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잇따른데 따라 차기 수장 인선 시기가 앞당겨진 모습이다. 

네이버 이사회는 그간 최 내정자가 다양한 국내외 사업 전반을 지원하며 보여준 문제해결 능력, 글로벌 사업 전략 및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네이버에 대한 안팎의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하며 장기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후보자라고 본 점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이에 차기 CEO 내정자는 조직 정비에 보다 역량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와 사업 전반 글로벌 진출에도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지난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장 개척과 관련한 질문에 "새로운 시장으로의 도전은 사회적 사명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노력이 성과로 나오고 있으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글로벌 사업 지원 책임자를 차기 CEO로 발탁한 것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대표적으로 콘텐츠 사업인 네이버웹툰은 일본을 넘어 유럽 시장 공략을 겨냥 중이다.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위해 베트남 등 해외 유수대학과 산학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처럼 네이버 사업 전반에 걸쳐 다방면으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만큼 관련 전략 마련, 가동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지난해와 올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정부와 국회 등에서 정책 이슈가 공론화하고 있는 만큼 이를 풀어가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최 내정자는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차기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정된 김남선 책임리더는 글로벌 금융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해 온 이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네이버에 합류,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 지분 교환 등 빅딜을 주도해 왔다.

한편 한성숙 대표를 포함한 기존 경영진은 내년 3월 임기까지 업무 인수인계를 돕는다. 이후에도 네이버 안팎에서 각자 전문성을 발휘, 네이버가 글로벌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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