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서버나 스토리지 위주 서비스형 인프라(IaaS)에 이어 애플리케이션 운영 환경에 초점이 맞춰진 서비스형 플랫폼(PaaS)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대권 레이스 구도를 좌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를 굳혔다.

클라우드 IaaS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 KT, 네이버 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들이 주도했지만 PaaS는 경쟁의 판 자체가 다르다.

거물급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들은 물론 VM웨어, HPE, IBM 같은 전통적인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업체들도 공격 모드로 나섰고 다양한 주특기를 가진 유망 스타트업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레이스에 뛰어든 회사들이 IaaS에 비해 많고, 영역도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보니 다양한 출신 성분의 회사들이 대거 PaaS 시장에 집결하는 모양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PaaS는 클라우드에서 쓸 수 있는 미들웨어, 개발 도구,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서비스,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 등을 포함한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기 위해 빌드, 테스트, 배포, 관리, 업데이트에 이르는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기술들도 아우르고 있다. 오픈소스 기반 컨테이너 가상화 오케스트레이션(지휘) 플랫폼인 쿠버네티스나 서버 설정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에서 바로 배치할 수 있게 해주는 서버리스 등이 클라우드 PaaS 시장에서 주목을 끄는 기술 트렌드로 부상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빅3로 통하는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간 경쟁도 단순 IaaS에서 PaaS를 포함하는 구도로 진화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이들 업체는 쿠버네티스와 서버리스 서비스를 모두 내놨고 IaaS로 출발한 AWS는 자체 클라우드 DB로 데이터베이스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PaaS는 수익성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AWS의 경우 마이SQL이나 포스트그레SQL과 호환되는 관계형 DB인 오로라도 서비스하고 있는데, 오로라 총마진은 60% 후반대에서 70% 초반대일 것이란 추정도 있다.

IaaS에선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들이 밀렸던 전통적인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업체들도 PaaS에 대해서는 대단히 공격적이다.  VM웨어는 기업내 온프레미스(구축형) 인프라와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들에 걸쳐 상황에 맞게 애플리케이션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PaaS 기반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강도높게 추진 중이다.

퍼블릭 클라우드가 아니라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전용 클라우드처럼 쓸 수 있는 그린레이크 플랫폼 확대에 적극 나선 HPE도 IaaS를 넘어 PaaS역량을 강화하는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최근 내놓은 그린레이크 라이트하우스가 대표적이다. HPE판 PaaS 플랫폼인 그린레이크 라이트하우스는 가상 데스크톱, 인공지능(AI)/머신러닝(AI), 고성능컴퓨티(HPC) 등 워크로드별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패키징해 제공한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플랫폼으로 기업들은 필요한 워크로드에 따라 플래폼을 배포, 운영 관리할 수 있다. 가상머신(VM), 컨테이너, 베어메탈(가상화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하드웨어 환경)을 모두 지원한다. 박성철 한국HPE 상무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워크로드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IBM도 PaaS를 앞세운 하이브라이드 클라우드 플랫폼을 승부수로 던졌다. IBM PaaS 전략은 VM웨어와 경쟁 관계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업체 레드햇 클라우드 플랫폼에 기반한다. 원성식 한국IBM 대표는 "IaaS 시장에선 출발이 늦은 것이 사실이지만 PaaS는 자신이 있다"며 공격 행보를 예고했다.

IaaS에 초점을 맞춰온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들도 PaaS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네이버클라우드가 대표적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PaaS 개발에 쏟아붓는 실탄을 늘렸다.

이미 ▲클라우드 DB 서비스 ▲쿠버네티스, ▲서버리스 기술인 클라우드 펑션(Cloud Functions) 서비스 등의 PaaS를 제공 중이고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발굴할 수 있는 데이터와 분석환경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데이터 박스(Cloud Data Box)’, ▲빅데이터부터 머신러닝까지 분석 가능한 대용량 분석 플랫폼인 ‘데이터 포레스트(Data Forest)’, ▲단순 반복 업무를 소프트웨어 로봇을 통해 자동화시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 서비스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 장범식 PaaS 서비스 개발 리더는 “클라우드 도입이 일반화되면서 이제는 PaaS 완성도 및 진정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 구축 여부가 클라우드 사업자 선택에 새로운 기준이 됐다”며 PaaS 투자를 늘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IaaS 클라우드 시장은 대형 업체들 위주로 업계 판세가 짜여 있지만 PaaS 시장은 중량급 스타트업들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글로벌 시장을 보면 데이터베이스 쪽에선 스노우플레이크나 데이터브릭스와 같은 전문 업체들이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들 틈바구니 속에서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서도 넥스클라우드 등 PaaS 분야에서 주특기를 가진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서영 한국IDC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말 내놓은 퍼블릭 PaaS 시장 보고서에서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퍼블릭 PaaS 시장은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는데 IaaS와 SaaS 영역 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환경을 연결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쿠버네티스 환경에서 워크로드의 이동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IT환경에 대한 구분보다는 자사에 맞는 환경과 서비스를 도입하는데 집중하고, 어떻게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하여 디지털 혁신을 최적화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키워드

#PaaS #클라우드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