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KT 연구원들이 차세대 와이파이 무선 공유기로 와이파이 6E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 KT]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KT 연구원들이 차세대 와이파이 무선 공유기로 와이파이 6E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 : KT]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기존 와이파이보다 속도가 4배 이상 빠른 와이파이(와이파이 6E)가 지하철 차량 내부에 도입된다. 지하철 차량 내부에서 기존보다 빠른 와이파이를 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계 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기존보다 빠른 속도 때문에 5G급 와이파이라고 불리는 와이파이 6E는 기존 와이파이 규격(2.4㎓ 및 5㎓ 대역)에 6㎓ 대역을 더해 활용한다.

기존 6㎓대역 주파수 출력 조건은 실내(외) 이용의 경우 250mW, 기기간 연결용으로는 25mW로 제한돼있는데, 이 제한을 풀어 기존 출력(25mW)을 최대 10배 올리는 것이다. 제한을 풀어 출력을 높이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커버리지가 늘어나기 때문에 와이파이의 기지국에 해당하는 AP(Access Point)를 적게 설치해도 돼 와이파이 6E를 도입하려는 통신사의 부담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통신사의 투자를 더 이끌어 내기 위한 정부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하철 차량 내에 와이파이 6E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기술기준 연구반’을 통해 지하철 내에서 와이파이 6E에 대한 출력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 관계자는 “지하철 차량의 경우 기존 출력(25mW) 제한을 풀어 출력을 최대 10배(250mW)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와이파이 6E를 지하철에 도입하는 방안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와이파이 6E는 기존 와이파이 대역에서 주파수 대역을 더 늘려 속도가 향상된 와이파이다. 와이파이 6 등 기존 와이파이 규격은 2.4㎓와 5㎓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데 와이파이 6E는 추가로 6㎓ 대역까지 활용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0월, 6㎓ 대역을 광대역 비면허 통신용 주파수로 공급한 바 있다. 비면허 주파수는 허가 없이 기술 규격만 충족하면 국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주파수를 말한다. 주파수 폭과 채널이 늘어나면 속도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와이파이 6E는 기존의 와이파이 무선 공유기가 이용하던 2.4㎓나 5G㎓ 비면허 대역보다 더 넒은 160㎒ 대역폭(전체 1200㎒ 대역폭) 7개의 채널을 가지고 있다. 와이파이 6E의 이론상 최대 속도는 2.4Gbps로, 기존 지하철 차량 내에 도입된 와이파이 4와 5(400~600Mbps)보다 4배 이상 빠르다. 

와이파이 6E는 ‘와이파이 6(802.11ax)’에서 확장된 표준 기술이다. 무선 주파수의 포화 상태로 인해 발생되는 통신 간섭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6㎓ 대역을 이용해 데이터를 송수신한다. 와이파이 6가 서비스 할 수 있는 최대 속도는 1.2Gbps로, 와이파이 6E가 와이파이 6보다 약 2배 빠르다.

차세대 와이파이 무선 공유기에는 ‘와이파이 7’에 적용될 핵심 기술 후보 중 하나인 ‘4096 직교진폭변조(QAM, Quadrature Amplitude Modulation)’이 시범적으로 적용된다. 이 기술로 일반적인 와이파이 6E 무선 공유기가 제공하는 속도(2.4Gbps)보다 빠른 2.88Gbps(이론상 최고 속도)의 초고속 와이파이 서비스를 단말에 제공할 수 있다.

4096 QAM은 하나의 신호(Signal)에 12비트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주파수 변조방식이다. 데이터 전송 효율이 와이파이 6에 비해 20% 높다. 와이파이 6는 ‘1024 QAM’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하나의 신호로 10비트의 데이터를 보낸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6㎓ 대역을 비면허 주파수로 공급한 것에 이어 와이파이 6E의 6㎓ 대역 출력조건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지하철 내 와이파이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기존 6㎓ 대역 주파수 출력 조건은 실내 이용의 경우 250mW, 기기간 연결용으로는 25mW이다. 기기간 연결용 제한을 실내 이용만큼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출력이 높아질수록 커버리지가 넓어지는데, AP 구축이 그만큼 적어진다. 이론상 최대 1/10로 AP 구축이 적어진다고 볼 수 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AP를 좀 게 설치해도 되는 것인데, 정부가 통신사의 비용을 아끼게 한 만큼 투자를 더 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출력 제한을 걸었던 이유는 와이파이 같은 비면허 주파수 대역에서는 누구나 쓸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 주파수를 쓰고 있는 경우와 간섭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와이파이 6E가 설치되고 출력 제한이 풀릴 경우 와이파이를 많은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지하철이나 버스 등 공공와이파이의 경우 품질이 LTE 등에 비해 좋지 않아 이용자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 관계자는 “일부 이용자들이 지하철 내 와이파이 속도 저하로 불편함을 느꼈고, 이용하지 않았던 사람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와이파이 6E를 도입하면 품질이 개선돼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와이파이 6E를 지원하는 단말기는 올해를 기점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세계 최초로 와이파이 6E를 지원하는 단말 ‘갤럭시S21 울트라’를 출시한 적 있다. 하반기에 출시될 아이폰13에도 와이파이 6E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아쉬운 점은 최신 프리미엄 단말기에만 와이파이 6E가 지원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갤럭시S21 울트라 등 최신 고가 폰만 기존 와이파이보다 속도가 4배 이상 빠른 와이파이 6E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