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2 시리즈에 퍼플 색상을 추가했다 [사진 : 애플]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2 시리즈에 퍼플 색상을 추가했다 [사진 : 애플]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애플이 보랏빛(퍼플) 아이폰12를 꺼내들며 4년만에 컬러 마케팅에 나섰다. 애플이 아이폰 정규 제품 출시 이후 추가로 다른 색상 모델 출시한 것은 지난 2017년 에이즈 연구 예방 단체 ‘ 레드’에 기부를 위해 선보인 아이폰7 레드 이후 처음이다. 당시 레드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중국 시장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갤럭시S21시리즈의 ‘팬텀바이올렛’을 출시한 적이 있기 때문에 애플이 삼성전자를 의식해 퍼플(보라) 컬러 모델을 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애플이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삼성전자를 의식할 위치가 아니며 색상 추가 모델 출시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우연이라는 시각도 있다. 

애플은 지난달 30일 아이폰 12와 아이폰 12 미니 퍼플 모델을 출시했다. 퍼플 색상은 아이폰12 전작인 아이폰11에서 처음 선보인 바 있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아이폰12 시리즈 공식 출시 후 이번에 퍼플 색상을 별도로 출시한 것이다. 앞서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하며 블루·그린·블랙·화이트·레드 등 총 5가지 색상을 선보인 바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봄을 맞아 새로운 보라색 컬러를 출시하게 됐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렉 조스위악 애플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 아이폰12 시리즈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이라며 “봄을 맞아 새로운 보라색 마감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밝고 재미있는 옵션을 고객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갤럭시S21 시리즈를 통해 ‘팬텀바이올렛’ 모델을 시리즈 간판 컬러로 내세웠다. 배터리 폭발 사고로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경우 ‘코랄 블루’ 모델이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애플은 아이폰6S 시리즈에서 핑크 색상을 도입하며 역시 인기를 끌었다. 한때 유행했던 컬러 마케팅이 시간이 지나 다시 번지고 있는 것이다. 

갤럭시S21 팬텀바이올렛 색상은 시장에서의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국내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는 정식 출시 후 2주간 판매된 갤럭시S21 시리즈에 대해 “갤럭시S21 울트라 기종에만 적용된 팬텀 블랙 색상을 제외하고는 팬텀 바이올렛 색상이 가장 인기가 많았고, 그 다음은 팬텀 실버 색상이 뒤를 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갤럭시S21 시리즈의 국내 판매량 역시 전작보다 한 달 빠른 출시 57일만에 100만대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 역시 출시 후 4주간 전작의 3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하지만 퍼플 컬러 마케팅 효과가 주효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갤럭시S21은 5G 폰이지만 기본형의 경우 디스플레이가 QHD에서 FHD로 성능이 떨어진 대신 출고가가 100만원 밑으로 정해졌다. 갤럭시S21 시리즈의 경우 출시 시기를 1월로 앞당기고, 디자인과 가격을 전작에 비해 개선한 것이 갤럭시S21 시리즈의 선전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애플의 브랜드 가치가 더 높기 때문에 애플이 삼성전자를 의식이나 겨냥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특정 색상 모델 역시 갑자기 만들기는 힘들다. 전파 인증 등 과정이 만만치 않다. 특히 올 화이트 색상이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이 갑자기 삼성전자를 의식해 퍼플 모델을 만들기는 시점 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 아이폰13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아이폰12를 선보인 후 약 6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새로운 색상(퍼플)을 통해 시장을 대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리 계획된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삼성전자가 팬텀바이올렛 색상을 출시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을 경우 이에 대응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이번에 출시된 아이폰12와 아이폰12미니 퍼플 모델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아이폰12와 칩셋, 기능, 메모리와 가격 모두 동일하다. 이번 출시에는 미니와 아이폰12모델만 추가되고 아이폰12프로와 프로맥스는 제외됐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셋)는 A14 바이오닉 칩을 적용했으며 듀얼 카메라,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 등을 장착했다. 다만 운영체제(OS)는 첫 출시 당시 탑재했던 iOS 14 대신 iOS 14.5를 적용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