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그 좋은 와이브로 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했는데, 독단적으로 하다보니 세계화하지 못하고 결국 몰락의 길을 걸었다.”

1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새로운 4G 기술, LTE-TDD의 활용가치’ 토론회에 나선 발표자와 패널들은 하나같이 와이브로 몰락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세계적인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 발짝 앞서 나갔지만 이러한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 1일 고려대 부설 정보문화연구소, 카이스트 부설 주파수와 미래 연구센터 주최로 서울 상공회의소 중회의실B에서 열린 ‘새로운 4G 기술, LTE-TDD의 활용가치’ 토론회가 열렸다.
패널로 나선 ETRI 김창주 박사는 “현재 LTE는 와이브로를 보고 이보다 좀 더 성능을 향상시키자는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전세계 모두 표준을 만들고 다 같이 하다보니 계속해서 발전돼 쓰이게 됐다”고 토로했다. 와이브로 기술이 LTE보다 뒤쳐졌다기 보다는, 머물러 있던 와이브로에 비해 LTE가 발전을 계속하면서 추월함 셈이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는 설명이다.

이어, 목원대학교 박덕규 교수는 “와이브로를 가지고 중국과 러시아를 빠르게 공략했으면 아직까지 와이브로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도 있었을텐데 어디가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쉽다”고 덧붙였다.

현재 와이브로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데 대해 학계에서는 기술이 아닌 정부 정책과 사업전략의 실패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발표자로 나선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김성철 교수는 “와이브로는 시장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해외시장 성과도 초라하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와이브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기존 사업자를 선택했으며, 때늦은 음성 서비스 허용 등 기술에 정책이 뒤따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의 와이브로 사업은 KT에 대한 방어적 목적이 강했으며, 두 사업자 모두 3G 서비스에 대한 잠식을 우려해 보조적으로 와이브로를 활용했다는 의견이다.

또한 보완상품이 아닌 별도의 상품으로 대하고, 월 1만원에서 4만원 가량의 비싼 요금제가 사용자의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단말기 업체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도 와이브로 실패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결합 상품이 나오긴 했으나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셈이라는 것. 즉, 사업 전략의 실패가 와이브로 몰락의 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고려대 김 교수는 “와이브로 도입 시기에는 945만 가입자를 유치하고 18조원의 생산을 유발시키며 7.5조원의 부가가치 및 6.8조원의 수출 유발 등 장미빛 전망이 우세했으나, 현실은 104만 명 정도가 와이브로를 이용 중이며 지난해부터 가입자수가 정체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 교수는 전형적인 블루 스카이 사례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서는 와이브로 대신 LTE-TDD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의견을 함께 했다. 오는 2일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와이브로 정책방향에 대해 정식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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