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디지털 트윈을 주목하는 제조 업체들이 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디지털 트윈을 주목하는 제조 업체들이 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코로나 19 상황 이후 기존 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제조 업체들 움직임도 분주하다.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떨어지다 보니 유통이나 금융에 비해 외부에 알려진 사례들이 많지는 않지만 제조 쪽에서도 최근들어 디지털 전환 관련  흥미 있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국내 기업들이 자사 애저 클라우드 플랫폼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 사례들을 공유하기 위해 20일부터 22일까지 개최하는 온라인 포럼 ‘애저 에브리웨어(Azure Everywhere)’에서도 제조 분야 디지털 전환 사례들이 공개됐다.

이런 가운데 두산중공업의 장세영 상무는 풍력 발전 시설에 애저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프로세스 개선한 경험과 효과 그리고 향후 계획을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장세영 두산중공업 상무가 애저 에브리웨어 포럼에서 풍력 발전 사업에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적용한 사례를 공유했다.

두산중공업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가스나 풍력 발전 터빈을 넘어, 저장시스템인 ESS, 수소 플랜트 구축, 유통 관련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인프라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디지털 역량이 갖는 중량감도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장세영 상무는 "기기나 설비 생산에 머무는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기기나 설비를 효율적으로 설계 및 개발하고 구축 및 운영 프로세스도 개선한다"면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를 기반으로 솔루션을 개발한 뒤 설비와 결합하고 이를 통해 예측 진단 및 최적화를 진행한다. 디지털 트윈과 연계해 현실 세계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회사 전략"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풍력 발전과 관련한 자사 경쟁력으로 토털 솔루션을 갖췄다는 것을 꼽는다. 입지 선정부터, 건설, 구축,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체 영역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세영 상무는 "한국처럼 저풍속 환경에 맞춰서도 에너지를 생산하는 풍력 터빈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얼핏보면 풍력 발전에서 디지털 기술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특히 운영 및 유지보수(O&M, Operation & Maintenance) 부문 효율성과 경쟁력은 점점 디지털 역량이 들었다 놨다 한다는게 장 상무 설명이다.

장 상무에 따르면 해상 풍력 발전 바람은 세고 파도가 높은 곳에서 운영된다. 풍력 기기들에 이상이 생겨 정비를 하려면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여기에는 많은 비용이 소모되고 전문가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기기들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또 바람개비처럼 보이지만 풍력 발전 기기들을 제작하려면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대형 비행기에 있는 것 정도로 큰 날개가 달린 기기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은 기기 설계와 운영에서 디지털 트윈 역량을 투입했다.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정교하게 기기를 설계하고 운영 최적화와 관련해서도 애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디지털 트윈은 실재하는 환경과 자산을 디지털 환경에 버추얼로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사람, 장소, 사물 간 복잡한 상호작용을 추적하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두산중공업이 디지털 트윈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설계와 운영 간 연결이다.

장세영 상무는 "설계를 최적화하는 도구와 운영에서 쓰는 것들이 데이터로 연결돼 있지 않았는데, 이걸 디지털 트윈으로 연결했다. 향후 방향은 초연결 사회다. 설계와 운영 영역이 디지털 트윈으로 연결됨으로써 효율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디지털 트윈 프레임워크.

두산중공업은 디지털 트윈과 관련해 자체 프레임워크도 갖고 있다. 핵심은 '씽크'(Think), '두'(Do), '시'(See)다. 장세영 상무는 "하나가 아니라 전체 레이어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씽크, 두, 시 3가지 레이어를 결합해 특정 문제를 해결할 때 디지털 트원은 잘 구축된 것이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서비스를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는 데이터 모델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애저 디지털 트윈을 풍력 발전 사업에 접목한 후 특히 운영 프로세스를 개선했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길 것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에 필요한 것들을 사전에 준비하는 환경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장세영 상무는 "풍력 발전은 문제가 생기면 전기를 생산하지 못한다. 이 시간을 어떻게 단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해 부품을 미리 발주하고 필요한 엔지니어에게 이를 전달하면 시간을 단축해 효율적으로 풍력 기기를 운영할 수 있다"면서 "애저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기기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이터를 취득하고 AI가 이를 판단해 고장이 날 것이라 예측되면 조기 경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문제가 발생하기전에 부품과 인력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풍력 발전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디지털 트윈 기술이 갖는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세영 전무는 "국내 풍력 기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바다에 있는 풍력 기기들을 사람들이 유지보수하고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적용되어야만 풍력 기기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유지보수할 수 있다. 파일럿으로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새로 구축되는 풍력 발전 단지들에도 디지털 트윈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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