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9 LA'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젠슨황 엔비디아 CEO(사진=엔비디아)
젠슨황 엔비디아 CEO. [사진: 엔비디아]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그래픽 프로세서(GPU) 최강 엔비디아가 인텔의 아성인 데이터센터용 CPU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범용 서버칩이 아니라 대규모 인공지능(AI) 및 슈퍼컴퓨터로 불리는 고성능컴퓨팅(HPC)을 겨냥한 서버 칩을 내놓는 것이지만 엔비디아가 GPU를 넘어 CPU로 확장한다는 상황 자체가 관련 업계에서 중량감 있게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엔비디아가 서버칩을 내놓겠다고 발표하자 인텔 주가는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12일(현지시간) 그래픽 테크놀로지 컨퍼런스(GTC) 2021 행사에서 ARM 기반 데이터센터 프로세서 '그레이스'(Grace)를 발표하고  CPU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그레이스에 대해 엔비디아는 대규모 AI 워크로드 및 HPC 분야에서 지금의 CPU나 GPU로는 어려운 병목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그레이스 호퍼(Grace Hopper)로 명명된 엔비디아 첫 CPU는 AI 훈련 같은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커버한다. ARM네오버스 N2 코어 아키텍처에 기반하며 새로운 메모리 서브 시스템과 통합 캐시 아키텍처를 활용한다. 엔비디아는 현재 400억달러 규모에 ARM을 인수하기 위해 위해 규제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레이스에 대해 엔비디아는 서버급 CPU지만 인텔, AMD로 대표되는 인텔 아키텍처 기반 서버칩 이나 아마존웹서비스(AWS) 그래비톤2 같은 ARM 기반 칩들과는 경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엔비디아는 그레이스과 관련해 대규모 AI 워크로드 성능을 가로막는 메모리 병목을 제거하는 것이 핵심적인 목표라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성장 속도대로라면 AI 모델들은 몇년 안에 100조 매개변수(parameter)에 이르고, 현재 CPU 아키텍처는 문제를 드러낼 것이란게 엔비디아 입장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아키텍처는 대규모 AI 모델들을 확장할 때 심각한 병목을 나타낸다"면서 "GPU는 놀라운 컴퓨팅 처리 역량과 매우 높은 메모리 대역폭을 갖고 있지만 이들 거대 AI 모델들은 너무 커서 전체 GPU 메모리에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그레이스는 대규모 AI 모델 처리에서 발행하는 CPU 병목을 해결하기 위해 3가지 기능을 활용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그레이스는 빠른 인터커넥트 속도를 제공하는 차세대 엔비디아 NV링크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각 CPU는 초당 900기가비트 속도로 GPU에 연결된다. 그레이스는 또 저전력 DDR5 메모리 기술을 사용하는 새로운 메모리 서브 시스템도 지원한다. DDR5는 현재 DDR4보다 두배 대역폭을 제공하며 10배 가량 에너지 효율이 좋다.

마지막으로 그레이스는 ARM 네오버스 N2 아키텍처를 이용해 고집적 HPC 워크로드 성능을 해치는 메모리 병목을 제거한다고 엔비디아는 설명했다.

그레이스는 2023년 엔비디아 GPU와 함께 2개 슈퍼컴퓨팅 클러스터들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그레이스는 고성능 컴퓨팅용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제한된  영역에만 머무를지는 미지수다. 엔비디아는 2023년 그레이스가 출시될 때 SPEC 레이트 인티저 베이스(SPECrate 2017 integer base, 칩 벤치마크 테스트 일종)에서 300보다 높은 스코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그레이스는 인텔이 최근 발표한 아이스 레이크 CPU와 같은 급일 것이라고 IT전문 매체 SDX센트럴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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