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접속 장애 당시 유튜브 에러 메시지 화면 [사진: 유튜브 캡처]
14일 접속 장애 당시 유튜브 에러 메시지 화면 [사진: 유튜브 캡처]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지난 14일 유튜브와 지메일 등 구글 간판 서비스들에 45분 가량 장애가 발생해 국내외 사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지만 참거나 화를 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특별히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천만명이 쓰고 있음에도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들이 운영하는 국내 고객 지원 서비스는 함량 미달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14일 발생한 구글 서비스들 장애는 오후 8시 30분 전후로 약 45분 지속됐다. 유튜브의 경우 갑자기 영상이 재생되지 않거나, 새롭게 유튜브 사이트에 접속한 경우 장애 메시지와 함께 사이트 화면 자체가 표시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같은날 오후 9시경 유튜브 측은 유튜브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유튜브 접속 장애를 공식 확인하고 대처 중"이라는 공지를 영어로 안내했다. 장애가 발생한지 1시간이 지나자 유튜브뿐만 아니라 구글 드라이브, 구글플레이, 지메일 등 대부분 서비스가 정상화됐다.

장애 다음날인 15일 오전 구글은 유튜브 등 접속 오류에 대한 원인을 공유하고 사과했다. 구글 측은 “지난 12월 14일 한국 시각 기준 오후 8시 47분부터 약 45분간 구글 내부 스토리지 할당량 문제로 인한 인증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사용자 로그인이 필요한 서비스에서 해당 기간 높은 에러율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인증 시스템 장애는 한국 시각 기준 오후 9시 32분에 해결됐고, 현재 모든 서비스가 복원됐다”며 “향후 해당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검토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불편을 겪은 모든 이용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구글의 이같은 메시지는 모두에게 공개된 것은 아니다. 문의한 일부 언론에만 공개했다.

유튜브는 지난달 12일에도 2시간 가까이 장애가 발생했다. 당시 유튜브 측은 오류 발생에 대해 인지를 했다고 영어로 트위터에 공지한 후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당시 유료 서비스 이용자들은 갑자기 시작된 장애에 SNS 등에 답답함을 표출했다.

유튜브팀이 트위터에 올린 공지 [사진:트위터 갈무리]
14일 오후 유튜브팀이 트위터에 올린 공지 [사진:트위터 갈무리]

이달 10일부터 시행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은 부가통신사업자로 포함된 거대 콘텐츠 기업(CP) 경우 4시간 이상 장애 발생 시 소비자에게 고지와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서비스 안정 의무를 담고 있다. 이번 사건은 45분 동안 발생한 만큼, 구글이 보상을 해야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법에 근거해 정부는 구글 측에 사고 원인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도 15일 구글 서비스들(유튜브, 지메일, 앱 마켓 등)이 먹통 되는 등 장애가 발생한 원인 파악을 위해 관련 사실 및 조치사항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서비스 중단 사실을 국내 이용자들에게 한국어로 공지하도록 구글 측에 권고했다.

구글 측은 “관련 권고에 아직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국에서 유튜브 앱을 사용한 사람은 4006만명에 달했다. 유튜브는 카카오톡에 이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앱이었다.

유튜브 프리미엄 등 유료로 유튜브를 이용하는 이들도 2018년 기준으로 254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2시간 가까이 장애가 발생해도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이유는 무엇인지 유튜브에 직접 묻기는 쉽지 않다. 구글‧유튜브는 홈페이지에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메일로 문의를 하고 이메일로 답변을 받아야 한다. 전화를 통한 고객상담이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낯선 방법이다.

유료 서비스 이용자들도 환불 외에는 보상을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지난 8일 장애를 겪은 국내 인터넷동영상(OTT) 서비스 웨이브(Wavve)는 장애 원인을 밝히고 사과한 뒤 유료 구독자들에게 영화 패키지 12편을 일주일간 무료 제공하는 등 보상책을 내놨다. 트위터에 영어로 공지하고 끝내는 유튜브와는 다른 행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사용자 수천만명이 쓰고 있고, 유료 이용자들도 많은 상황에서 장애 발생시 한국 이용자들을 위한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구글 등 글로벌 서비스 사업자들이 국내 고객 지원에 보다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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