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열린 ‘비대면 타운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회사 혁신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열린 ‘비대면 타운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회사 혁신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2021년도 SK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박정호 사장은 현 SK텔레콤 대표이사 직은 그대로 유지한 채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임하기 때문에 SK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을 맡았다고 볼 수 있다. 

부회장 승진으로 박정호  사장은 기존에 맡고 있던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직은 내려놓게 된다.

이번 인사는 최태원 회장이 박정호 사장을 그룹 지배구조 개편 및 SK텔레콤을 SK그룹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역할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SK그룹 지배구조는 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진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손자회사(SK하이닉스)가 인수합병에 나서려면 피인수 기업지분을 100% 확보해야만 한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면 SK하이닉스 지위는 자회사로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및 중간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는 인수합병(M&A)에 보다 자유롭다. 

박정호 사장은 SK텔레콤을 이끌면서 ADT캡스, 티브로드 등 M&A를 통해 회사 구조를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고, 이후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인수를 주도하는데도 역할을 했다. 그룹 ICT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반도체와 ICT 업계 전반에 걸쳐 경험을 쌓았다.

SK하이닉스 부회장직과 관련해서는 인텔 출신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과의 호흡에 관심이 쏠린다. 박정호 부회장은 이석희 사장에게 SK하이닉스 경영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은 3일 SK텔레콤 조직개편을 통해 통신회사가 아닌 인공지능(AI)기술 기반 마케팅 컴퍼니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탈통신에 이어 AI기업을 강조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통신사업은 유영상 MNO(이동통신) 사업대표에게 맡기고 4대 사업부장(이동통신, 미디어, 커머스, 보안)을 유임시켰다. 다만 조직 이름을 크게 바꿔 탈통신 분야에서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정호 사장은 “핵심 사업과 프로덕트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으며, AI가 모든 사업의 기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SK텔레콤은 기존 ‘AI서비스단’을 AI&CO(컴퍼니)로 조직명을 바꿨다. 단장은 김현아 AI서비스단장이 그대로 맡는다. 고객의 편리한 생활을 돕는 ‘AI 에이전트(Agent)서비스 개발에 집중해 텔레콤뿐 아니라 SK ICT 패밀리회사들의 모든 상품,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T3K’는 김윤 T3K장 CTO(최고기술책임자)이 맡는다. 예전 테크센터가 이름을 바꿨다고 보면 된다. ▲딥러닝 기반 대화형 AI ‘한국어 GPT-3’ ▲AI 가속기 ▲데이터 분석 플랫폼 ▲MEC(모바일에지컴퓨팅)클라우드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4대 제품(Product) 컴퍼니로 바꾸기도 했다. ‘클라우드 트랜스포메이션센터’는 예전 IT혁신센터가 이름을 바꾼 것이다. 조동환 센터장이 그대로 맡는다. 이 곳에서는 전사 클라우드 전환을 더욱 가속화 할 예정이다.

SK텔레콤에서 가장 전통사업이자 가장 큰 매출을 담당하고 있는 MNO사업부는 유영상 MNO 사업대표가 그대로 맡으면서 9개 핵심 사업 및 프로덕트에 주력하는 마케팅 컴퍼니가 됐다. 

9개 컴퍼니는 모바일, 구독형상품, 혼합현실(MR)서비스, 클라우드, IoT, 메시징, 인증, 스마트팩토리, 광고/데이터로 모두 조직명에 CO(컴퍼니)를 붙여 사내 독립기업처럼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다. 이밖에 비대면 유통을 강화하기 위해 MNO 사업부에 ‘언택트 캠프(Camp)를 신설했고, 효율적인 5G 인프라 투자 및 운용을 위해 별도 조직이었던 ICT 인프라 센터도 MNO사업부 산하로 이동시켰다. ICT 인프라센터는 그대로 강종렬 본부장이 맡는다.

코퍼레이트(Corp)센터는 지금처럼 MNO를 맡는 윤풍영 Corp1 센터장과 신규 사업을 맡는 하형일 Corp2 센터장 체제로 운영된다. 내년에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초협력을 통해 새로운 글로벌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이 강조된다. SK텔레콤은 올해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우버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굵직한 사업 제휴를 성사한 바 있다. 특히 Corp2센터 산하에 IPO(기업공개상장)추진담당등을 신설해 국내외 투자를 활발히 유치할 계획이다. 

또 ‘ESG혁신그룹’을 통해 SKICT 패밀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활동을 전담할 예정이다. ESG혁신그룹은 유웅환 SV이노베이션센터장이 맡는데 조직 이름이 바뀌는 것이다. 정리하면 사업부문장 등은 거의 그대로지만 조직 이름이 크게 바뀌었다. 안정 속 변화를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2021년 임원인사에서 기존의 주요 임원을 그대로 중용하면서 10명의 임원을 새롭게 임명했다. 10명의 임원 중 2명은 여성으로 국내 기업은 물론 SK그룹 내에서도여성 리더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했다. 최소정 SK텔레콤 구독미디어담당 겸 드림어스컴퍼니 전략그룹장과 안정은 11번가 포털기획그룹장인데 안 그룹장은 네이버, 쿠팡 등에서 활동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각 회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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