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에서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평가(CB) 모델 출시와 고도화 작업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카드업계가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평가(CB) 모델을 활용한 신규 수익원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수익성 악화 기조를 막지 못하고 있는 카드사들이 마이데이터 시장 본격화 등을 즈음해 새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현대카드는 금융권 첫 '개인사업자 특화 대출 비교 서비스'를 출시했다. 자체 카드가맹점 데이터 등을 활용해 개인사업자들의 신용 등급을 생성하고, 이들이 별도 비용 없이 여러 대출상품을 비교·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서비스 내용이다.

이름·주민등록번호·휴대전화번호·사업자등록번호 등 4개 정보를 입력하면 바로 대출 조회를 할 수 있다. 현재 제휴 금융사는 현대캐피탈, BNK캐피탈,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5곳이다.

서비스 출시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가능했다. 개정 신용정보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카드사는 신용조회업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없었다. 또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제46조에선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신용조회업을 겸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해 7월 현대카드가 겸영업무로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조회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제 특례를 부여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자영업자 대상 CB 사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 시장에서 첫 테이프를 끊은 곳은 신한카드다. 지난해 4월 관련 내용으로는 카드업계에서 처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그해 10월 개인사업자 CB 모형인 '마이 크레딧'을 내놨다. 최근 들어서는 대안 CB 플랫폼 크레파스와 맞춤형 자산관리 플랫폼 한국금융솔루션 등과 협력해 CB 모델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카드와 비씨카드도 금융위로부터 규제 특례를 받았다. KB국민카드는 가맹점 카드 매출정보 등 내부 정보를 비롯해 상권 경쟁력 같은 부동산 정보를 반영하는 평가 모형 '크레딧 트리'를 올해 8월 내놨다. 이보다 앞서 6월에는 비씨카드가 새 CB 모형 '비즈 크레딧'을 공개했다.

하나카드는 지난달부터 나이스평가정보와 함께 개인사업자에 초점을 맞춘 CB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들과 달리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지는 않았다. 오랜 협력 관계인 나이스평가정보와 관련 채비를 해왔다"며 "올 9월 금융감독원에 부수업무를 신고해 10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상황"이라고 했다. 

카드업계의 CB 모델 출시와 대출 비교·신청 플랫폼 개발 러시는 향후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 8월 신용정보법 개정안의 발효로 카드사가 CB업에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인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의 경쟁력은 풍부한 결제 데이터"라며 "소득이 규칙적이지 않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합리적인 신용등급을 받기 어려운 만큼 관련 수요는 뚜렷하다. 자사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CB 모형이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