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오는 10일 상장을 앞둔 카카오게임즈가 역대급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또다른 카카오 계열사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로선 상장 계획을 공식화한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뱅크가 카카오게임즈를 이을 중량급 IPO 프로젝트 기대주로 부상했다. 두 회사 모두 이미 사업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서 블루칩으로 통하고 있다.

웹툰, 웹소설, 드라마, 예능, 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카카오페이지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주관사로 정하고 이르면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IPO 관련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카카오페이지 창립 이래 가장 많은 수의 작품이 영상화된다"며 "더 많은 작품들을 영화, 드라마, 게임화해 개별 IP를 보다 더 많은 대중과 연결할 예정이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사업이 성장세인데다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기업가치가 수조원 대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2분기 콘텐츠부문 매출이 13% 증가한 4602억원을 기록했다 유료 콘텐츠 사업부문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플랫폼 거래액 규모가 지난해보다 72% 증가한 1731억원 규모에 달했다. 일본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가 성장으로 이어졌다.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만화 플랫폼 픽코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배 성장했다. 픽코마는 최근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2300만건을 넘었고 7월에는 일본 양대 앱 마켓에서 비게임 부문 매출 1위에도 올랐다. 

또 카카오페이지는 지난달 콘텐츠 제작사 ‘크로스픽쳐스(Kross Pictures)’를 58억8000만원 규모에 인수했다. 크로스픽쳐스는 국내는 물론 인도, 일본, 중국, 미국을 주무대로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어온 제작사다. 2003년 미국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는 드라마 ‘마음의 소리’, ‘치즈인더트랩’, ‘닥터진’, 영화 ‘시선’을 제작했다.

앞서 카카오페이지는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Radish)가 추진하는 760억원 규모 투자라운드도 주도했다. 2016년 설립된 래디쉬는 영미권 시장을 기반으로 하며, 짧은 호흡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모바일 특화 웹소설 콘텐츠 플랫폼이다. 올 상반기 일 매출 1억3600만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25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월매출도 약 30억 수준으로 지난해 보다 20배 가량 늘었다.

공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카카오페이지는 회사의 비전을 한국형 마블로 내걸어 눈길을 끈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는 최근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플랫폼과 지식재산권(IP)이 연결되고, 더 다양한 취향과 유연한 포맷, 자본을 갖고 다가가는, 어떻게 보면 마블보다 꿈이 더 크다"며 "한국의 스토리 엔터테인먼트 주요 작품들이 이같은 플랫폼 환경에서 인큐베이팅되고 성장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IP 비즈니스가 열릴 거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017년 7월 오픈 이후 사용자 편의성을 앞세워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카카오뱅크도 하반기 IPO 행보를 본격화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코로나19 확산 속에 비대면 금융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갖는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순이익 137억원을 기록,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 1분기에는 185억원, 2분기에는 268억원 규모 순이익을 거뒀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453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96억원) 대비 372% 증가한 수치다. 회사측은 "대출 증가로 이자 수익이 늘었고, 제휴 부문 증권계좌개설과 신용카드 모집대행 수수료 수익으로 비이자부분 순손실 규모가 줄어든 것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자산 규모는 24조4000억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 1조원 가량 늘었다. 주력 상품인 신용 대출과 전월세보증금 대출 등 대출 잔액도 상반기 17조6800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에서도 관심이 높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8월 한 달간 인기를 끈 비상장 주식 키워를 보면 카카오뱅크는 7월에 이어 8월에도  관심 종목 추가 및 조회수 부문에서 2위에 랭크됐다. 6월 말 기준 국내 전체 경제활동인구에서 44%를 웃도는 1254만 명이 카카오뱅크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집계돼 하반기 IPO 행보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렸다고 두나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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