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Air Combat Evolution(ACE) 프로그램 /사진=DARPAtv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Air Combat Evolution(ACE) 프로그램 [사진: DARPA]

[디지털투데이 추현우 기자] 미국 공군이 실시한 인공지능(AI)을 상대로 한 공중전 대결에서 인간이 패배, AI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단순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아닌 미래 공중전의 향방을 가늠케 하는 중요한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미 공군은 지난 2016년부터 공중전에 AI 활용에 관한 연구를 시작, 2018에는 미 공군 연구개발단(AFRL)에서 구체적인 AI 공중전 전술 수립에 나섰다. 미 공군은 이미 몇몇 정찰기와 무인 공격기에 AI를 탑재, 인간 조종사의 개입 없이 자율비행하며 정찰, 수송, 공습 작전 수행이 가능한 수준의 개발을 완료했다.

다음 단계는 고도로 복잡하고 정교한 전투기간 공중전을 AI가 수행할 수 있느냐는 실험이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도한 ACE(Air Combat Evolution) 프로그램이 바로 이를 증명하는 실험이다. 

미 공군과 DARPA, 그리고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 헤론 시스템즈, 존스홉킨스대학교 응용물리학연구소 등이 참여한 ACE 프로그램이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AI와 미 공군 현역 전투기 조종사 간의 가상 공중전 대결이 이뤄졌다.
 

5전 0승 5패 ... 인간 조종사의 일방적 패배

21일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보도에 따르면, 가상 공중전 결과는 AI의 승리로 끝났다. 5번의 가시거리 내 근접 공중전에서 5번 모두 AI가 조종하는 전투기가 인간 조종사의 전투기를 격추하는 데 성공한 것. 게다가 인간 조종사는 상대를 조준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헤론 시스템에 따르면, AI 조종사는 기계학습을 통해 AI 끼리 약 40억번의 공중전 시뮬레이션을 수행했으며 이번 실험에서 처음으로 인간 조종사와 대결을 펼친 것이다. 지난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과 유사한 결과를 보여준다. 당시 이세돌은 알파고와 다섯 번의 대국에서 1승 4패를 기록했지만, 이번 공중전은 다섯 번 모두 패했다.

DARPA는 이번 ACE 프로그램의 결과를 실제 AI 무인기 개발과 공중전 전략 수립에 적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결과가 실제 AI가 조종하는 전투기가 등장, 실전 배치되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전투기 AI 개발에 참여한 헤론 시스템즈의 벤 벨 수석 엔지니어는 "가상현실 공간이라는 점에서 AI가 유리한 점이 있으나 AI가 일방적인 승리를 했다는 점에서 미래 공중전 환경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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