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오는 4월, 전국 데이터 트래픽의 핵심 전송 구간인 서울-대전 구간에 IDQ사의 양자키분배(QKD, Quantum Key Distribution) 기술을 연동해 5G와 LTE 데이터 송수신 보안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양자키분배는 양자암호통신의 핵심기술로 송신부와 수신부만 해독할 수 있는 도청 불가능한 암호키를 생성한다. 향후 SK텔레콤은 양자암호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Quantum,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의 특성을 이용해 송신자와 수신자만이 해독할 수 있는 암호키(Key)를 만들어 도청을 막는 통신 기술을 말한다. 현존하는 보안기술 가운데 가장 안전한 통신암호화 방식으로 평가 받는다.

기존 통신 방식을 공을 주고 받는 행위로 비유하자면, 제3자가 몰래 공을 가로챈 후 복제본을 전달해도 탈취 여부를 알기 어렵다. 반면 양자암호통신은 비눗방울을 주고 받는 것과 같아, 제3자가 비눗방울을 건들기만 해도 형태가 변형돼 해킹이나 복제 자체가 불가하다.

SK텔레콤은 18일 오전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 위치한 기자간담회에서 양자암호통신기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이날 복재원 SK텔레콤 코어 ENG팀 리더는 “초연결로 인해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나의 문이 있는 것과 수백만개의 문이 있는 것은 다르다. 해킹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서비스 측면에서 의료, 자율주행과 같은 초 정밀한 네트워크의 기술이 중요하데, 만에 하나 보안에 문제가 생긴다면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도 위협을 느끼거나 줄 수 있다”고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텔레콤 Core Eng팀 복재원 리더가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Core Eng팀 복재원 리더가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자암호기술의 정확한 표현은 양자키분배다. 현재의 암호 체계에서 가장 힘든 부문은 키를 나눠주는 방식이다. 양쪽에 똑같은 열쇠가 가거나 퍼블릭키 형태로 키를 나눠주게 되는데, 일반적인 방식은 사람들이 직접 가서 키를 나눠주게 된다. 국방 분야에서 아직도 쓰는 방법은 암호관들이 직접 부대에 다니면서 정해진 키를 주입한다. 정해진 날, 키를 업데이트 하자고 정하고 통신관들이 앉아서 동시에 업데이트를 진행해 통화가 되는지 확인한다. 이 방법의 취약점은 바로 사람이라는 점에 있다. 다른 나라나 기업이 담당 암호관을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USB에 들어있는 키를 복사해서 중간에서 네트워크, 브릿지, 미러링을 통해 따로 탈취해 키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치명적인 취약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양자키분배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암호 장비 양쪽에 붙어서 암호화, 복호화를 진행하는데 완벽하게 키를 탈취할 수 없게 제공하는 것이 양자키분배 방식이다. 양자 암호에서 쓰이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중첩성과 비가역성이다. 단일 광자에 0과 1이 동시에 있는데 전달했을 때 마지막에 받는 사람이 0 또는 1로 받았다면 누군가가 중간에서 봤다는 뜻이 된다. 중첩 상태로 와야 정상적으로 전달된 것이기 때문이다.

비가역성이란 중첩된 상태가 붕괴됐는데 이를 다시 중첩된 상태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중첩상태가 붕괴될 경우 이전으로 다시 되돌아가지 않는 성질이 비가역성이다. 이런 원리로 인해 누군가가 키를 빼내려고 했을 때는 바로 송수신자가 알아차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양자키분배는 가장 안전한 키 분배 방식이라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양자키분배 기술을 상용망에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연동하려면 KT나 LG유플러스도 이 기술을 채택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이동통신 3사간에 협약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현재로써는 SK텔레콤 사용자까지만 가능하다. 다만 이동통신3사가 협약을 맺을 경우 국내 이용자들이 양자키분배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기술적,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상황이다. 

한승민 SK텔레콤 ENG 팀장은 “서울에 있는 성수와 대전 둔산 구간에 먼저 적용한다. SK텔레콤 입장에서 봤을 때 서울과 대전 간 트래픽이 가장 많은 구간”이라며 “양자 암호 부분에 대한 보안을 강화해야할 구간 역시 서울 대전 구간이다.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곽승환 IDQ 부사장은 “중국 상해는 블루, 엘로, 골드 라인 등 11개 정도 중국 국토를 그물망처럼 엮는 양자 암호 시장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다. 시장 자체가 우리나라와 다른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가 1위다. 투자 금액 역시 엄청나게 투자했다. 기술력의 차이로는 우리가 중국보다 앞선다.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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