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미래기술 투자에 집중해온 네이버가 2017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3% 성장한 4조 6,785억원,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7% 오른 1조 1,792억원을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2018년 매출액이 5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약 1조1천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러한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져 기술,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등 기술투자 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네이버는 기술 투자 부문에 4천억원 이상을 집행했다. 세부적으로 국내에 3천억원, 해외에 1천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투자금액 3천억 가운데 2천억원은 기술 스타트업, AI 콘텐츠에 집행했다. 아울러 지난해 설비투자(CAPEX) 금액은 5천억원이 넘는다. 2016년과 1천8백억원과 비교했을 때 2.8배 증가했다. 

네이버 4분기 및 연간실적 (자료=네이버)

박상진 CFO는 "격동하는 4차산업혁명 시기에 새로운 플랫폼과 시장획득을 위한 기술, 스타트업, AI, 콘텐츠 관련 투자와 비즈니스 제휴, 파트너십 확대를 국내외에서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향후 1~2년간 투자 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 마련을 위해서 현 시기가 투자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올해 AI 플랫폼 제휴사도 확대한다. 네이버는 자사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통해 AI 생태계 영역을 넓히는데 주력해왔다. 지난해 10월 대우건설, LG유플러스와 제휴해 AI 스마트홈 구축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12월에는 클로바를 통해 콘텐츠, 서비스 제공하려는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클로바익스텐션키트'를 시범 서비스했다. 현재 우아한형제들, LG유플러스, LG전자, 미래에셋대우 등이 클로바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올해 2월 중에는 클로바익스텐션키트를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제조사들이 클로바를 AI 플랫폼으로 탑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로바인터페이스커넥트'도 상반기중 정식 오픈한다. 

역차별, 기술력 경쟁...글로벌 기업에 맞서기 위한 기술투자 

네이버가 역대 매출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웃을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바로 세금, 망사용료, 규제 등과 관련한 글로벌 기업간의 역차별 문제와 글로벌 기업과의 플랫폼 선점을 위한 경쟁이 그것이다.  

지난해 네이버는 글로벌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와 포털규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글로벌 IT 기업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과 기술력으로 경쟁해도 모자라는 상황에 역차별, 규제 문제가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동영상 플랫폼, SNS 부문에서 구글, 페이스북이 네이버를 제쳤다. 네이버가 지난해 기술 투자에 더욱 집중을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상진 CFO는 "유튜브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민이 많다. 지난해 비디오 광고 시장은 5500억원 규모이며, 올해는 여기서 1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네이버가 많은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포털규제, 시장지배력 남용, 댓글조작...머리 움켜쥔 네이버

지난해 대기업으로 지정된 네이버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정치권, 여론 등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네이버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문제, 댓글 공감수 조작 의혹 등의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 본사를 직접 방문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관련 조사를 벌였다. 검색광고와 관련된 사업부서, 기업 동일인 지정, 지배구조를 담당하는 재무팀을 대상으로 내부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네이버는 댓글, 공감수를 조작한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웹사이트에도 네이버 뉴스 서비스의 댓글 관련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자 네이버는 진상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특히 네이버는 이러한 의혹으로 인해 뉴스 서비스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밖에도 지난해 논란이 된 뉴스재배치 사건, 연관검색어 삭제 등 아직도 네이버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날 한성숙 대표는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에 받고 있는 의혹과 논쟁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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