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이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자진 사퇴함과 동시에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2018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현재 겸직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예정이다.

권부회장은 "사퇴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현재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자신의 사퇴가 삼성전자의 한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삼성전자에서의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권 부회장은 “삼성에 몸담아 온 지난 32년 연구원으로 또 경영의 일선에서 우리 반도체가 세계 일등으로 성장해 온 과정에 참여했다는 자부심과 보람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다"며 "이 자리를 떠나면서 저의 이런 자부심과 보람을 임직원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조만간 이재용부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에게 사퇴결심을 전하며 이해를 구할 예정이고 후임자도 추천할 계획이다.

권부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과 반도체 사업부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왔으며 2016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해 왔다.

한편 이번 퇴진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권 부회장의 오래된 생각이 반영된 상태서 긴박해게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자업계 역시 권 부회장의 퇴진 소식을 오늘에서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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