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HTC의 스마트폰 부문을 인수한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역량 강화에 나선 가운데 구글이 애플이나 삼성전자처럼 되기 위해서는 ‘혁신’과 ‘이미지 형성’이 중요하다는 한 외신의 지적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씨넷은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 세계 양강인 애플과 삼성전자에 대항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언급했다.

구글은 최근 수년간 넥서스폰을 비롯해 구글 자체 제작 폰에 공을 들여왔다. 최근에는 ‘픽셀’폰이라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구글이 이처럼 스마트폰 제작에 관심을 갖고 역량을 집중하는 배경에는 애플의 성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매체는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다 지배해 지금의 성공을 이뤘다”며 “구글도 이런 애플의 전략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은 이미 레노버에 팔린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하드웨어 시장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이번 HTC 스마트폰 부문 인수는 구글이 여전히 스마트폰 제조라인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구글은 이번 인수로 2000여명의 인력과 몇 개의 IP(지식재산권)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자사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OS를 주로 삼성전자, LG전자, HTC와 같은 일정 규모를 가진 스마트폰 제조사의 제품을 통해 전 세계에 확산시켜 왔다. 이제 구글은 HTC인수로 ‘픽셀’ 이라는 이름의 브랜드로 구글이 직접 제조했다는 문구를 강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픽셀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린 나 씨넷 기자는 “픽셀폰을 사용해 봤는데 순수한 안드로이드 폰으로서 최상이었다”며 픽셀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최적화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매체는 “오히려 이런 점이 구글에게 고민을 안길 수 있다”며 “최적화된 안드로이드가 적용된 기기의 장점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려야 시장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 픽셀폰 라인업 (사진=더버지)

구글 픽셀 사용 이유 명확하게 설정해야...‘혁신+이미지'

매체는 구글이 인수한 HTC가 매력적인 스마트폰을 제조해 왔다면서도 이전 모델을 찬찬히 보면 HTC만의 차별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에서 HTC의 스마트폰 부문을 인수한 구글도 똑같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체는 특히 HTC의 이전 스마트폰 광고를 보면 HTC스마트폰의 강점을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멋져지자(be brilliant)’라는 광고 카피를 많이 사용했는데 이를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또 애플의 모바일 디바이스 운영체제인 iOS를 비판한 광고에서 "iOS는 짜증나는 운영체제"라고 강조했지만 진짜 애플이 이 광고를 보고 신경을 썼는지는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톱스타인 게리 올드만이 모델로 등장한 광고에서도 올드만은 계속 장광설만 늘어놓았다”며 HTC의 스마트폰 광고에 대해 혹평했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이런 시장에서 새로운 회사가 기존의 강자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품과는 완전히 다른 ‘혁신성’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왜 이제품을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메시지까지 더해져 제품 이미지를 형성해야 한다.

매체는 “구글의 이번 HTC 스마트폰 부문 인수로 하드웨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큰 임팩트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이미 모토로라 인수, 크롬북 제작, 스마트 온도계 업체인 넥스트 인수로 하드웨어 제조라인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줬다.

왜 픽셀폰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감성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도 구글의 스마트폰 시장 도전에 필수로 지목됐다. 매체는 “이미 플래그십 스마트폰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을 구글이 넘는 것은 큰 도전”이라며 “삼성전자도 갤럭시S2때 애플의 하드웨어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이미지 형성도 벤치마킹했다”고 전했다. 이어 “게다가 삼성전자는 애플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을 갤럭시 팬으로 만드는데까지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10억달러 이상의 돈을 들여 HTC의 엔지지어를 데려온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라며 픽셀폰이 하드웨어적으로 뛰어난 점이 있다는 것을 강조함과 동시에 감성적인 부분까지 신경써야 한다“며 구글의 스마트폰 하드웨어 시장 진입에 대한 조언을 마무리했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I/O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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