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추억의 국민게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정식 출시됐습니다. 1998년 출시 당시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 게임을 하던 소년들은 이제 30대가 됐고, 직장인들은 4050세대가 돼버렸습니다. 리니지와 아저씨의 합성어인 ‘린저씨’와 같은 말은 없지만 스타크래프트가 추억의 게임이라는 사실은 변치 않습니다. 현재 20대 후반인 유저들도 어린 시절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다고 하니 스타크래프트는 20대서부터 50대를 아우르는 사용자 층이 정말 넓은 게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원작이 출시된지 20여년이 다 된 올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라는 이름으로 게임이 출시됐는데 정식 출시되자마자 갑질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리마스터를 설치한 PC방에 게임 구입 비용과는 별도로 시간당 250원 가량의 사용료를 부과한다는 블리자드의 방침 때문입니다. 논란의 핵심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새 게임으로 볼 것이냐입니다.

PC방 업주들은 그래픽만 향상시키고 대부분이 원작과 동일한 게임인데 마치 오버워치와 같은 신작처럼 사용료를 또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블리자드는 4K UHD급의 그래픽을 구현하고 일부 기능도 새롭게 추가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봐 달라고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광고 (사진=유튜브)

유저들 대부분 "그래픽 향상은 인정...나머지는 원작과 비슷해"

그래서 사용자 입장에서 리마스터를 여러번 지인들과 플레이해 봤습니다. 먼저 그래픽이 확실히 좋아져서 플레이를 시작하자마자 ‘우와’하는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디테일한 그래픽의 테란의 커맨드 센터, 저그의 해처리, 프로토스의 넥서스가 처음으로 눈에 들어왔는데 미네랄(자원)도 보다 더 실감나게 바뀌어 있어 ‘새로운 게임’ 느낌이 났습니다.

하지만 이 새로운 느낌은 처음 시작한지 몇 분이 지나자마자 바로 사라졌습니다. 유닛 생산, 배치, 전투 등 게임의 조작이 스타크래프트 원작과 동일해서 그래픽의 화려함과 한국어 음성지원의 매력은 게임 내내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처음 플레이해본 한 지인도 “처음 시작할 때 그래픽이 화려해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 들었는데 하다 보니깐 그냥 이전 스타크래프트를 한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게임업계는 리마스터를 새로운 게임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그래픽 향상, 일부 기능 추가 등이 겉으로 보기에는 큰 변화가 아니게 보일 수는 있어도 제작과정에서 새로운 엔진을 사용한다든지 새로운 서버를 추가한다든지 하는 과정에서 손이 많이 간다는 것입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영화에서 킹콩을 리메이크 했다고 해서 이를 새로운 영화로 인지하지 않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라며 “게임을 포함한 여러 문화콘텐츠에서 리메이크 콘텐츠는 원작만 동일한 새로운 콘텐츠로 인지된다”고 말했습니다.

블리자드와 PC방 업계의 갈등은 1차적으로 당사자들이 협의를 통해 풀어나가야 합니다. 현재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은 블리자드를 불공정거래 행위로 신고한 상태입니다. 상황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감정싸움만 지속된다면 정작 스타크래프트 유저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줄 가능성이 큽니다.

새로운 게임이냐 아니냐에 대해 블리자드와 PC방 업게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유저들 대부분은 ‘그래픽이 향상된 스타크래프트’정도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국민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둘러싼 논란이 속히 마무리돼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하는 모든 유저들이 보다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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