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한국형 통신방송위성을 개발하기 위해 준비했지만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방송통신위성은 무궁화 위성 5호,6호,7호 등이 운영 중에 있지만 이는 모두 국내기술이 아닌 외산 위성을 수입한 것이다.

외산이 아닌 우리기술로만 만들어진 통신방송위성 개발이 이뤄져 국내 산업 발달과 4차산업혁명의 가속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가 안보나 북한 전파 교란 등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술로 만들어진 위성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ETRI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한국형 통신방송위성 개발 계획안은 지난달 31일, 1차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사업이 진행될 필요가 있는지 심사하는 것을 말한다. 위성의 예비타당성 심사 1차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TEP(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진행하고 2차는 기획재정부와 KDI(한국개발연구원)이 맡는다.

현재 우리나라가 운용하고 있는 위성은 총 7기로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3호, 아리랑 5호, 아리랑 3A호, 복합위성인 천리안, 방송통신위성인 무궁화위성 5호, 6호, 7호 등이 있다. 이중 천리안의 경우 우리나라 기술이 들어갔지만 나머지 위성들은 전부 다 외산을 수입한 것이다.

인공위성 (사진=위키피디아)

통신방송위성은 지구 상공에 위치해 음성, 화상, 영상 등 통신 기능 또는 TV·라디오 등 방송기능을 제공하는 위성 시스템을 지칭한다. 재해 및 지형 장애물에 영향을 받지 않아 격오지 (도시·산간) 및 광역통신방송과 유사시 국가안보 통신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위성통신방송 세계시장은 연간 약 200조원으로, 위성 시장 전체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국내 통신방송위성산업은 개발 경험과 수출실적의 부재, 민관의 투자여력 부족 등으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험용 통신방송위성인 천리안 위성을 개발·운영 중이나 상용 위성의 개발이나 발사, 수출 실적은 없다.

정부와 ETRI는 세계 위성산업 규모가 지속 성장(최근 10년간 약 2배 성장)하고 있고, 각국의 위성개발 투자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형 통신방송위성 개발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방송통신위성의 경우 전체 위성산업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경제 산업적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통신방송위성은 지상통신방송망과 달리 전쟁, 재난 등 극한 위기상황에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고신뢰 기간망이다. 현재 국내 기술은 소형 상업용 위성 개발 경험은 있지만, 정지궤도 중대형 위성은 기술력 부재로 핵심기술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염인복 ETRI 그룹장은 “정부가 통신방송위성을 추진함으로써 국내 산업 발달과 4차산업혁명을 기대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기술로 이뤄진 통신방송위성이 이뤄지면 외산과 달리 국가 안보나 북한 전파 교란 등에서 장점을 가질 수 있어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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