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동규 기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출시된지 28일로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21일 출시날 갑작스러운 사용자 몰림으로 일부 서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전날 거래소 기능이 빠진다는 말에 엔씨소프트 주가가 11%급락하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현재 이 게임은 순항 중입니다. 첫날 매출 107억원, 사용자 210만명이라는 수치, 출시 이틀만에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 1위 등극이 이를 증명합니다.

사전예약자가 550만명에 이르는 등 게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19년 전부터 PC온라인 게임으로 리니지를 즐겼던 유저들과 모바일로 처음 리니지를 접하는 유저까지 리니지M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리니지와 아저씨의 합성어인 ‘린저씨’의 귀환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리니지M 플레이화면

신규 린저씨 등장 가능성...‘떨어지는 그래픽이 오히려 매력적’

리니지M을 즐기는 연령대가 30대와 40대가 주를 이루지만 20대 유저들도 제법 있어 새로운 ‘린저씨’가 등장했다는 점은 엔씨소프트에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의 리니지M 분석결과에 따르면 이 게임은 출시 첫날 유저층의 22%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대의 51%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언제든지 게임의 주요 사용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일 수 있다는 수치여서 주목됩니다.

특히 PC온라인 ‘리니지’가 19년동안 3조원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최근 매출 성장세 정체가 일어났던 만큼 모바일로 재탄생한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활용 고민을 덜어준 것으로 평가됩니다.

기자가 만나본 한 30대 린저씨는 PC온라인으로도 리니지를 즐겼고 리니지M도 사전예약을 통해 기다리는 등 열성 린저씨입니다. 하지만 21일 서버 접속 장애와 일정 레벨에 도달하자 현금을 써야 캐릭터 능력을 향상시킬 수 밖에 없는 현질상황이 오자 ‘리니지M’을 더 이상 안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출시 일주일째인 지금 그는 열심히 리니지M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리니지 장수의 원동력이 아이템과 끊임없는 플레이 타임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모바일에서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이 유저는 “요즘 나오는 화려한 그래픽의 RPG보다는 그래픽이 떨어지지만 뭔가 현질과 노력이라는 게임의 본질을 모바일에서도 느낄 수 있어서 묘한 매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엔씨소프트가 공언했던 ‘리니지 다운 리니지’가 적어도 이 유저에게는 적중한 것입니다.

기자는 리니지를 리니지M으로 처음 플레이해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RPG장르를 좋아하지 않아서 억지로 게임을 하는 감이 조금 있었습니다. 하지만 넓은 전장(오픈필드)에서 다소 투박하고 엉성해 보이는 캐릭터를 조종하며 몬스터들을 잡고 퀘스트(미션)를 수행하며 레벨을 올리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진성 린저씨는 아니지만 신규 린저씨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바로 이 지점에서 들었습니다.

리니지M (사진=엔씨소프트)

거래소 기능 추가에 린저씨들 반색...조작 불편함도 호소

녹스, 덱스 등 활용해 큰 화면서 플레이하는 유저도 있어

현재 리니지M은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 심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래소 기능이 포함된 버전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거래소 기능이 포함되면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이 될 가능성이 높아 앱스토어에서는 서비스를 중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게임 내에서 현질 없이 획득할 수 있는 게임재화 추가로 15세 이용가 등급을 받은 만큼 2개의 버전으로 리니지M을 운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업계는 거래소 기능이 추가돼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을 받더라도 리니지M의 흥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핵심 기능인 거래소가 빠졌음에도 양대마켓 매출 1위에 오른 만큼 거래소 기능이 활성화되면 거래소를 기다리는 3040의 린저씨들이 움직여 오히려 더 나은 매출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해석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장 사회활동이 왕성한 3040대의 린저씨들은 오히려 거래소 기능이 추가되면 지금보다 지갑을 더 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니지M의 등급 심사 결과는 늦어도 다음달 5일 전까지는 나올 전망입니다.

리니지M은 PC온라인 게임에 비해 조작이 불편합니다. 아무래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지의 특성상 마우스와 키보드에 비해 스마트폰의 터치 조작은 불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일부 유저들은 앱을 PC화면에서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녹스와 같은 앱 플레이어를 PC에 설치해 리니지M을 즐기기도 합니다. 삼성전자 갤럭시S8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덱스’도 리니지M에 최적화돼 좁은 화면에 불편함을 느끼는 리니지M유저들을 큰 모니터 앞으로 끌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스크톱 PC를 집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리니지M 유저들은 오히려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리니지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조작의 불편함도 감수하겠다고 말합니다. 한 리니지M 유저는 “PC로 하면 리니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오히려 PC없이 모바일로 리니지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조작의 불편함을 상쇄한다”고 말했습니다.

출시 일주일을 맞이한 리니지M이 거래소 기능 추가와 여러 업데이트로 한국 모바일 게임사에 어떤 족적을 남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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