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근모 기자] 1년 전인 지난해 4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클라우드 서비스 '알리클라우드'가 국내 진출을 선언했다. 당초 알리클라우드의 목표와는 달리 중국발 사드 문제 등 정치적·사회적 이슈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의미있는 실적을 보이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알리클라우드 사용이 필수 조건이라고 입모아 말했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AWS(아마존웹서비스)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도 무방하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알리클라우드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다는게 국내 클라우드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가격 역시 AWS에 비해 알리클라우드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가격 경쟁력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클라우드는 지난 2009년 설립 후 2011년부터 본격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AWS와 비슷한 케이스로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를 원활히 운영하고자 컴퓨팅 파워를 확장시켜 나가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특히 지난 2015년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기간인 광군제(매년 11월 11일)에 역대 규모인 초당 평균 8.5만건, 최대 피크시간 기준 14만건의 결제를 문제 없이 처리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알리클라우드가 필수로 꼽혔다.(로고=알리클라우드)

글로벌 성장률은 130% 정도...한국에서는 기업고객 거의 없어

알리클라우드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중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29.7%를 차지하며 글로벌 기준 고객수도 230만명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성장률 128%를 달성하는 등 매년 130% 안팎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공식 진출한 알리클라우드는 SK㈜C&C와 뱅크웨어글로벌, 엔클라우드24, 라스컴 등 4곳의 국내 공식 파트너를 두고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과 더불어 중국에서 한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기업들을 타깃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진출 1년여가 지난 시점에서도 알리클라우드를 쓰는 기업 고객이 거의 없을 정도의 초라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공식 파트너사 관계자는 "알리클라우드의 경우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업들을 타깃으로 클라우드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라며 "최근 중국발 사드 등 정치적·사회적 이슈로 실제 알리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국내 사용자는 기대 이하 수준"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 시장 진출을 염두해 알리클라우드에 대한 문의는 꾸준한 편이라고 귀뜸했다.

중국 시장은 여타 글로벌 시장과 달리 중국내에서 직접 인터넷(웹)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ICP(인터넷 콘텐츠 프로바이더) 비안(备案)이라는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ICP 비안을 받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의 경우 현지에서 직접 IT 인프라(서버나 웹사이트)를 운영할 수 없다. 문제는 ICP 비안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허가를 받을려는 웹사이트의 운영 담당자는 반드시 중국 국적의 중국인만 가능하다. 알리클라우드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에게 ICP 비안 등록을 대행해 준다. 중국 당국도 중국 기업인 알리클라우드의 중국내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외국 기업들에게는 ICP 비안을 상대적으로 손쉽게 허가해준다.

바로 이같은 점이 클라우드 업계에서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알리클라우드가 필수라고 입모아 말하는 근거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알리클라우드의 장점은 비단 ICP 비안 발급에만 있는게 아니다. 알리바바는 알리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들에게 알리페이 결제연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중국내 전자상거래의 95%가 알리페이로 이뤄진다. 중국 온라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알리페이를 기본으로 제공해야지 중국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

가격적인 측면도 알리클라우드의 장점으로 꼽았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 중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름 높은 AWS보다 더 저렴한 금액으로 비슷한 수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은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있어서 알리클라우드 외에 다른 선택지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는 알리클라우드가 두바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SK(주)C&C와 함께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진출하는데 큰 무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알리클라우드의 기술 수준과 관련해서는 국내 클라우드 관계자는 "알리클라우드는 AWS나 MS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출발이 늦은편에 속해 클라우드 사업 초창기에는 어느정도 기술 격차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클라우드 기술 수준이 빠르게 줄어들어 현재는 AWS나 MS와 클라우드 자체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고, 중국 내 클라우드 서비스에 있어서는 오히려 훨씬 뛰어난 상태"라고 전했다.

알리클라우드는 중국내 5개 리전과 글로벌 8개 등 총 13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자료=알리클라우드)

한편, 알리클라우드는 현재 북경, 청도, 상해, 항주, 심천 등 중국 전역을 커버하는 5개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과 홍콩, 일본, 싱가포르를 비롯해 유럽, 북미에도 데이터센터를 오픈하는 등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단위로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반면 AWS, MS, 구글과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의 경우 중국 내 데이터센터 구축이 중국 정부의 규제로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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