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이동통신 사업자간에 사물인터넷(IoT) 전용망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IoT용 저전력 장거리 통신기술 '로라(LoRa)'를 활용해 LTE망과 결합된 전국망을 구축했다. 이어 KT와 LG유플러스가 올 상반기에 수도권 중심으로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 통신망을 상용화한다. 이들 양사는 NB-IoT망 구축을 각자 진행하지만 서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협력하겠다는 계획이다.

2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NB-IoT 기술 기준 규격이 오는 21일 이후에 확정된다. 현재 입법 예고가 된 상태인데 21일까지 여론 수렴 과정이 진행되고, 기술기준이 확정돼 관보 게재가 이뤄진다. 이후 몇 주간의 전파인증이 이뤄지면 모듈 테스트를 거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비스 상용화가 이뤄진다.

KT관계자는 “전국망이 아닌 서울과 수도권에 한해 NB-IoT 준비 시점은 4월이 목표”라며 “기술 규격과 네트워크 등이 먼저 준비된 상태에서 모듈 업체 선정 과정과 모듈 테스트 등이 나중에 이뤄진다”라고 말했다.

KT의 LTE-M의 경우 작년 3월에 네트워크 준비를 마쳤지만 모듈 테스트와 모듈 공급 등의 이유로 실제로 작년 4월에 상용화가 시작됐다. 이에 비춰보면 KT와 LG유플러스의 NB-IoT는 5월에 서울과 수도권에 서비스 상용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NB-IoT는 각 LTE 대역 가장자리 200㎑ 폭을 IoT 전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협대역 LTE라고도 불린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와 달리 NB-IoT가 아닌 로라(LoRa)를 사용한다.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LTE의 경우 속도가 빠르고 데이터 전송량이 많지만 요금이 많이 부과된다는 단점이 있다. 유기적으로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하는 IoT에서는 이를 위해 저전력, 저비용, 저용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IoT 전용 기술로는 면허대역인 LTE-M와 NB-IoT, 비면허대역인 시그폭스(SIGFOX)와 로라 등이 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는 “NB-IoT는 기지국 통신 반경을 키워 1㎢내 5만대 이상의 단말을 지원, 보다 많은 사용자가 기기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IoT 방식과 차별화 된다”며 “배터리 수명도 10년 이상 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NB-IoT는 가스, 수도, 전기 검침, 유해가스 감시, 화물추적 등 산업용에 널리 쓰일 전망이다. 우리나라 산업용 공장의 경우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에 NB-IoT가 서비스되더라도 본격적인 상용화라고 보기는 힘들다.

SKT '로라'에 협공 선언한 KT-LGU+...'아직은 준비 단계'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로라에 맞서 NB-IoT에서 같이 협력하겠다고 작년 11월에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 협력하는 경우가 현재는 많지 않은 상태다.

NB-IoT의 경우 기존 LTE 기지국 장비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사용하는데 KT나 LG유플러스가 서로 다른 업체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의 업체들의 기지국 설비 장치를 사용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주로 화웨이의 장비를 이용한다.

KT와 LG유플러스가 협력하는 경우는 모듈 공급이나 서비스 음영 지역에서 로밍을 통해 서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에만 한정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예를 들어 어느 한 회사가 좋은 조건에 모듈 계약을 마쳤을 경우 다른 회사에도 이를 제공할 수 있다”며 “각 통신사마다 특정 지역에서 통신 서비스가 안 되는 지역이 있기 때문에 로밍 등을 통해 서로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