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5년 걸렸는데…샤오미 전기차 초고속 흑자 전환 비결
AI요약 ☞ 전기차 제조는 '배터리' 비용과 '규모의 경제'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산업에 속한다. 그러나 샤오미는 기존 전자제품 제조 노하우와 낮은 고객 유입 비용 등을 활용해 빠르게 수익을 냈다. 샤오미는 오는 2027년 유럽 진출을 계획 중이며, 자동차 업계에서 새로운 강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자동차 제조는 어렵다. 그중에서도 전기차를 만드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우며, 전기차 시장에서 수익성까지 확보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테슬라는 중국 공장이 가동되면서부터 지속적인 수익을 냈고, 대부분의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은 아직도 그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중국의 신생 전기차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가 3분기 자동차 사업 부문에서 첫 흑자를 기록했다. 샤오미의 돌풍으로 다른 경쟁사들에게는 경고등이 켜졌다.
19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인사이드EV에 따르면 샤오미 전기차 부문은 2분기 3억위안(약 618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7억위안(약 1442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샤오미가 전기 세단 SU7을 출시한 이후 19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다른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이정표를 달성하는 데 더 늦었다. 테슬라는 2008년 오리지널 로드스터를 출시한 지 5년이 조금 넘은 2013년에 처음으로 분기별 수익을 달성했으며, 또 다른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리 오토는 주로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를 판매하지만 분기별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 데 약 2년이 걸렸다. 샤오펑과 니오 역시 여전히 적자를 기록 중으로, 첫 차량을 출시한 지 8년이 지난 올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체로 전기차 생산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이유는 크게 '배터리'와 '규모의 경제'로 나뉜다. 배터리는 전기차 부품 중 가장 비싼 부품으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과 같은 원자재의 큰 가격 변동성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또 배터리 공장 건설은 극도로 자본 집약적이기도 하다.
규모의 경제 문제도 이와 연결된다. 세계 자동차 산업은 1세기 이상 가솔린 자동차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구축해 왔다. 이 기간 엔진이나 변속기 또는 관련 부품의 공급망은 방대한 네트워크를 이루었다. 하지만 배터리, 소프트웨어, 전기 모터로 구동되는 자동차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기술이다. 대량 생산은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지만 전기차 산업 전체는 아직 그러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샤오미는 어떻게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상하이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 오토모빌리티(Automobility)의 설립자 빌 루소(Bill Russo)는 "샤오미는 대부분의 순수 전기차 스타트업이 갖추지 못한 여러 가지 구조적 이점을 가지고 시장에 진출했다"며 "샤오미의 성공 비결은 기존 전자제품 사업에서 확보한 방대한 사용자, 높은 신뢰도를 가진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저비용 고객 유입 전략에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샤오미는 한 모델에 집중함으로써 비용 낭비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 SU7을 소비자 가전처럼 단계적으로 공개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고, CATL 같은 탄탄한 배터리 파트너를 통해 비용을 절감했다는 평가다. 샤오미는 오는 2027년 유럽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며,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강력한 도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샤오미의 전기차 시장 흑자 기록은 기존 자동차 업계에 강력한 경고로, 단순한 전기차 제조 문제가 아닌 기술 기업의 접근 방식이 자동차 산업을 재편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샤오미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