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벤츠, 전고체 배터리·전장부품 협력 확대 전망

13일 이재용-칼레니우스 회장 승지원 회동 디지털 키부터 전고체 배터리까지 협력 확대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공급 가능성 주목

2025-11-13     석대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가 전고체 배터리, 디지털 키, 전장부품 등 전방위 협업을 통해 차세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13일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만나 전장부품과 미래 모빌리티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과 크리스티안 소보트카 하만 사장 등 전장사업 관계사 경영진이 배석해 구체적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양사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장 등 기존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와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협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라인업 강화에 나선 가운데 삼성SDI와의 배터리 협력 가능성이 주목된다. 삼성SDI는 2023년 3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수원 SDI연구소에 구축했다. 2023년 말부터 시제품을 생산해 여러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며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배터리 셀 대형화를 통해 매년 용량을 늘려왔으며 제조기술과 공급망 구축 등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양사 협력은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7월부터 국내 출시되는 메르세데스-벤츠 17개 모델에 삼성월렛 디지털 키를 적용하기로 했다. 마이바흐, AMG, E-Class W214, C-Class W206 등 주요 모델이 대상이다. 갤럭시 S21울트라부터 S25엣지, Z폴드3부터 Z폴드SE까지 총 16개 갤럭시 모델에서 차량 제어 기능을 지원한다.

디지털 키에는 삼성녹스와 초광대역(UWB) 기반 암호화 보안 기술이 적용됐다. 초광대역 기술은 고주파수 전파를 통한 단거리 무선 통신 프로토콜로 정밀한 공간 인식과 방향성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실물 키 없이 차량 잠금을 해제하고 원격으로 시동을 걸 수 있다. 키 공유, 사용 기간 설정, 접근 권한 관리 기능도 포함됐다.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양사 협력은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다. 삼성과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전기차, 자율주행, 전장부품 등 미래 모빌리티 전반에 걸친 협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과 하만의 오디오 및 전장 솔루션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차세대 전기차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6년 삼성에 인수된 하만은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핵심 전장 솔루션을 공급해왔다. 올해 3분기 매출 4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하며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와 전장 부문 매출 확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만은 최근 미국 마시모사 오디오 사업부를 3.5억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바워스앤윌킨스(B&W), 데논, 마란츠, 폴크,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확보했다. 1966년 영국에서 설립된 B&W는 고품질 사운드와 디자인으로 유명하며, 라우드스피커 '노틸러스'는 대당 1억5000만원을 넘는다.

하만은 기존 JBL, 하만카돈, AKG, 인피니티, 마크레빈슨 브랜드와 함께 지난해 포터블 오디오 시장점유율 60%로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인수로 컨슈머 오디오부터 카오디오 사업까지 경쟁력을 높이고, 2029년 7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컨슈머 오디오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