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고성장 예고 "내년 매출 수천억달러 전망"

31일 경주 APEC CEO 서밋 직후 기자 간담회 HBM4 샘플 "아름답게 작동"...차세대 칩 루빈 일정 차질없어 극단적 공동설계(extreme co-design)' 방식이 경쟁력 "AI 이제 시작...한국, 세계 최대 AI 허브 될 것"

2025-11-01     석대건 기자
젠슨 황 CEO가 31일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엔비디아의 비즈니스가 내년 수천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석대건 기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026년 엔비디아 비즈니스가 폭발적 성장을 예고했다. 아울러 AI가 이제 막 시작됐다며 한국이 세계 최대 AI 허브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젠슨 황 CEO가 31일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엔비디아의 비즈니스가 내년 수천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매출 1000억달러 수준을 넘어 엔비디아가 단기간 내 수배 성장을 예고했다.

젠슨 황 CEO는 "AI 인프라는 세계 역사상 가장 큰 기술 산업"이라며 "60년 만에 처음으로 컴퓨팅을 재발명했고, AI라는 새로운 산업을 창조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한국 방문 일정 막바지에 진행됐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던 젠슨 황은 "혈당이 떨어졌다"며 농담을 던지면서도 질문에 답했다. 특히 한국 기자들이 집중적으로 묻는 HBM(고대역폭메모리) 관련 질문에 "왜 이렇게 메모리 기술 질문이 많으냐"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AI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지능' 그 자체이며, 지능은 모든 산업과 애플리케이션, 모든 국가의 근본 인프라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젠슨 황 CEO는 "이 기회가 얼마나 큰지는 명백하다"며 "놀라운 것은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경쟁력은 '극단적 공동설계'

차세대 AI 칩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루빈 실리콘이 오늘 엔비디아에 돌아왔다"며 차세대 플랫폼 개발 현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이어 "루빈은 6개의 매우 진보된 칩으로 구성되는데, 이 모든 칩이 지금 엔비디아에 있다"고 말했다.

HBM4 샘플에 대해서도 "아름답게 작동하고 있다"며 2025년 하반기 양산 일정에 차질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블랙웰에 이어 루빈까지 로드맵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CEO가 직접 답변했다.

엔비디아는 매년 6개의 새로운 칩을 설계해야 한다고 젠슨 황은 설명했다. GPU와 CPU, 두 종류의 네트워킹, 스케일업과 스케일아웃 스위치 등이다. 젠슨 황 CEO는 "AI 팩토리와 AI 슈퍼컴퓨터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양은 세계가 본 적이 없는 수준"이라며 "그래서 엔비디아가 이렇게 큰 회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하나의 칩이나 알고리즘이 아닌 전체 데이터센터와 팩토리를 설계하는 '극단적 공동설계(extreme co-design)' 방식이 엔비디아만의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엔비디아 AI 팩토리 인프라 개발 로드맵 [사진: 엔비디아]

◆한국, 세계 최대 AI 허브로 부상할것

한국의 AI 인프라 구축 협력 일정에 대해 힌트를 남기기도 했다. 젠슨 황 CEO는 "26만개의 GPU가 내년에 한국에 배치될 것"이라며 2026년이라는 일정을 언급했다. 전세계적으로 GPU가 부족해 각국과 빅테크 등 기업들이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우선적 배치를 약속했다.

아울러 한국이 단순한 AI 인프라 구축을 넘어 글로벌 AI 허브가 될 수 있다는 비전까지 전했다. 젠슨 황은 "이제 한국이 놀라운 AI 인프라를 갖추게 되면서, 한국 밖의 기업들도 한국에서 AI를 운영하도록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어디서 잠들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AI 운영의 지리적 제약이 없음을 강조하며 "한국은 지역 AI 허브가 될 수 있고, 세계 최대 AI 허브 중 하나가 될 큰 기회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들이 AI를 생산할 뿐 아니라 해외 기업들의 AI 운영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답변하기 전 고민에 빠져 있다. [사진: 석대건 기자]

◆메모리 파트너십 재확인...삼성전자·SK하이닉스 "치맥 형제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파트너십도 재확인했다. 젠슨 황 CEO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우리의 장기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며 "우리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둘 다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수천억달러 비즈니스를 지원하려면 한국의 모든 파운드리 규모가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30년간 함께해온 파트너를 "치맥 형제들"이라고 부르며 "그들이 최선을 다하고 놀라운 규모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대화할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새로운 소식은 없지만 엔비디아가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으로서 미국 기술이 전 세계에 퍼지길 원하며, 미국 AI 기술이 글로벌 표준의 80%가 되면 좋은 결과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화웨이에 대한 질문에는 "중국의 힘과 화웨이의 놀라운 경쟁 정신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경쟁사의 기술력을 인정하면서도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빨리 뛰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