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3N2K, 3분기 실적 기상도…넷마블·크래프톤 '화창'

신작 흥행·컬래버 효과로 온도차…4분기 신작이 변수

2025-10-23     이호정 기자
챗GPT가 만든 '3N2K' 이미지 [사진: 챗GPT]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인 3N2K(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실적 기상도에 뚜렷한 명암이 관측된다. 신작 흥행에 성공한 넷마블과 대형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크래프톤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부재와 일회성 비용 증가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의 3분기 매출액은 69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815억원으로 24.5% 늘어날 전망이다. 크래프톤 역시 매출 8390억원(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 영업이익 3588억원(10.6% 증가)을 기록하며 호실적이 예상된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매출 3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하고, 영업적자 8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1267억원(전년 동기 대비 34.7% 감소), 영업적자 51억원으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신작·컬래버 성공한 넷마블·크래프톤, 두 자릿수 이익 성장

넷마블의 3분기 호실적은 자체 지적재산권(IP) 중심의 연이은 신작 흥행이 견인했다. 8월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뱀피르'가 국내 주요 앱마켓에서 매출 1~2위를 유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이 게임은 출시 한 달간 4000만달러(약 5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5월 양대 앱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한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22일 기준 1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9월 글로벌 출시 이후 태국과 홍콩에서 양대 앱마켓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계속해서 신작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는 넷마블이 인건비와 마케팅비를 각각 매출 대비 30%, 20% 미만으로 통제하면서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체 IP 비중 증가로 지급수수료율이 감소하며 매출과 마진이 동반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크래프톤은 대표 IP 'PUBG: 배틀그라운드'의 대형 컬래버레이션 전략이 주효했다. 7월 걸그룹 '에스파', 8월 슈퍼카 브랜드 '부가티', 9월 가수 'GD'와의 연이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PC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5%, 전분기 대비 45.5% 증가한 319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 부문도 슈퍼카와 중국 애니메이션 '너자2' 컬래버레이션, 배틀로얄 외 'World of Wonder(UGC)', 'Metro Royale(익스트랙션)' 등 다양한 테마 모드 흥행으로 5140억원(전년 동기 대비 20.8%)의 매출이 예상된다.

다만 10월 출시된 '배틀필드6'가 스팀에서 50만~60만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장기간 유지됐던 FPS 장르 양강 체제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단기적인 트래픽 감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작 공백에 발목 잡힌 엔씨·카카오…넥슨은 기저효과 조정기

엔씨소프트의 3분기 부진은 주력 게임 매출 하락과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리니지M'은 8주년 행사 효과가 제거되며 전분기 대비 7.3% 감소했고, '리니지2M'과 '리니지W'도 각각 2.7%, 5.6%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하반기 추가 인력 구조조정(200~300명 규모)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인건비에 반영되며 영업손실 폭이 확대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부재가 결정적이었다. 올해 유일한 신작인 9월 출시 '가디스오더'가 분전하고 있으나, 하반기 출시 예정이던 '크로노 오디세이',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프로젝트Q' 등 주요 신작이 모두 2026년으로 연기되며 실적 개선이 지연됐다.

일본 증시 상장사인 넥슨은 3분기 매출 1166~1271억엔(약 1조 915억원~1조 19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4% 감소할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지난해 3분기 주력 3대 IP(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하고 '퍼스트 디센던트'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북미·유럽 매출이 93%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다. 올해 3분기는 대형 이벤트가 일단락된 조정 구간으로, 오는 30일 출시 예정인 '아크 레이더스', 하반기 론칭 앞둔 '메이플 키우기' 등 주요 신작이 4분기에 집중돼 3분기 신작 매출 기여는 제한적이다.

◆4분기 기대작 출격…엔씨·넷마블·넥슨 '반등' 기대

게임업계는 4분기부터 시작되는 신작 출시를 통한 실적 반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11월 19일 '아이온2' 출시를 확정했다. 외형 중심의 BM(비즈니스 모델)과 멤버십 과금으로 중장기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증권가는 아이온2의 2026년 매출을 4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넷마블은 4분기 '몬길: 스타다이브', '나 혼자만 레벨업: 오버드라이브' 출시에 이어 내년 1월 28일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출시를 확정했다. 넥슨도 10월 '아크 레이더스' 출시로 4분기 신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출시 시점이 2026년으로 미뤄졌다. 크래프톤은 2026년 상반기 말 '서브노티카2', 하반기 '팰월드 모바일'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6년 '프로젝트Q',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크로노 오디세이' 등 연기된 신작들을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3분기는 신작 흥행과 기저효과 극복 여부에 따라 게임사별 희비가 명확히 갈렸다"며 "4분기부터 업계 전반의 대형 신작 출시가 본격화되는 만큼, 자체 IP 역량과 신작 개발 경쟁력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