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브리핑 20%까지 확대"...소버린 AI 사업 본격화
검색·쇼핑 전반에 AI 접목…클릭률·ROAS 모두 두 자릿수 개선 AI 브리핑 연내 커버리지 20% 확대…2026년 대화형 검색 'AI 탭' 출시 예고 사우디·태국·유럽 잇단 진출…C2C 데이터로 글로벌 AI 경쟁력 강화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고도화 전략을 본격화한다. 연말까지 AI 브리핑 적용 범위를 20%까지 확대하고, 소버린 AI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네이버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9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216억원(10.3% 증가), 당기순이익은 4974억원(49.8% 증가)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AI 기반 광고 상품 수요 확대와 커머스 부문 수수료 체계 개편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커머스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은 ▲서치플랫폼 1조365억원 ▲커머스 8611억원 ▲핀테크 4117억원 ▲콘텐츠 4740억원 ▲엔터프라이즈 1317억원을 기록했다.
◆AI 브리핑 20% 확대…AI 탭·광고 최적화로 검색 고도화
네이버는 3월 출시한 AI 브리핑의 성과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확대에 나선다. 현재 통합 검색 쿼리의 8%까지 확대된 AI 브리핑은 월간 3000만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기존 정답형 검색 결과 대비 클릭률(CTR)이 8%포인트 높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 브리핑이 노출된 검색 세션에서 발생하는 검색 수와 콘텐츠 클릭 수 모두 통합 검색 대비 32%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며 "연말까지 AI 브리핑의 커버리지를 당초 목표 대비 상향한 2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2026년에는 네이버 내 별도 탭에서 대화형 AI 검색을 활용할 수 있는 'AI 탭'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쇼핑, 로컬, 금융 등 데이터 기반의 실증적인 검색 경험을 제공하고, 최종적으로는 네이버 생태계 전반을 관통하는 통합 AI 에이전트를 선보이겠다"고 설명했다.
광고 부문에서는 AI 기술 활용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애드부스트 등 AI 기반 광고 최적화를 통해 광고 효율성 지표인 로아스(ROAS)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상승했고, 퍼포먼스 광고주 수도 60% 이상 증가했다. 전체 네이버 플랫폼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성장했는데, 이 중 4%포인트가 AI 효과로 분석된다.
커머스에서는 연내 쇼핑 전문 AI 에이전트를 도입한다. 최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의 전문 세일즈 어드바이저와 같이 고객 개개인의 쇼핑을 밀착 지원하고, 구매자들이 더욱 편리하고 확신을 갖고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버린 AI 사업 본격화...글로벌 확장 가속
네이버는 소버린 AI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본격 육성한다. 7월 WBL(월드 베스트 LLM) 챌린지 사업을 위한 GPU 임차 사업자로 선정됐고, 국가대표 LLM 구축 담당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최 대표는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독자적인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그 모델을 직접 이용자 서비스에 활용한 경험과 역량을 가지고 해외 레퍼런스까지 확보한 국내 유일의 사업자"라며 "앞으로 국내 정부 사업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AI 분야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확장도 활발하다. 사우디에서는 6월 3개 도시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중동 내 다른 도시로의 사업 확대를 목표하고 있다. 사우디 주택부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지도 기반 슈퍼앱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태국에서의 소버린 LLM 개발 ▲모로코 AI 데이터센터 구축 참여 ▲MIT와의 휴머노이드 연구 협력 ▲일본에서의 AI 안부 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 도입 등 다양한 글로벌 협업이 진행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 5일 스페인 최대 C2C 업체인 왈라팝의 지분을 추가 확보했다. 1900만명의 활성 이용자를 보유한 왈라팝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25%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 대표는 "C2C 영역이 가장 롱테일 상거래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영역으로, AI 에이전트 성공의 핵심인 데이터 다양성과 풍부함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커머스·핀테크·멤버십 중심…하반기 전략 본격화
네이버는 하반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한다. 통합 검색 개편을 통해 각 이용자에게 네이버 생태계 내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검색 결과를 제공할 예정이다.
커머스에서는 컬리, 이마트와의 새벽 배송 도입으로 배송 리드 타임을 단축하고, 연말까지 직계약 본격 도입을 위한 플랫폼 개발을 완료한다.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앱은 웹 대비 구매 전환율이 17%포인트, 객단가가 16%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웹 대비 콘텐츠 클릭 수는 7% 높고, 멤버십 이용자가 구매하는 비중은 30%포인트 높아 앱 활성화에 본격 나선다.
멤버십 확장도 적극 추진한다. 7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해 PC 게임 패스를 혜택으로 추가했다. 이를 통해 구매 여력이 높은 2030 남성 이용자들을 새롭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핀테크에서는 네이버페이 결제액이 2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했다. 전체 결제액 중 외부 결제액 비중이 54%까지 확대되며 외부 생태계 확장이 지속되고 있다. 대출 비교 취급액은 케이뱅크 등과의 제휴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다. 연내 페이스사인 인증과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하는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AI 시대 전세계적으로 고품질 데이터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네이버만이 보유한 콘텐츠와 데이터에 AI 기술이 더해지며 플랫폼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AI 기반으로 B2C, B2B, B2G를 아우르는 플랫폼 경쟁력 및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중장기 성장을 위한 새로운 사업 레퍼런스를 확보하며 글로벌 확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