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이제 주주로 나선다"…조합원 행동주의 선언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네이버 노조)가 6일 네이버 리부트 2.0 문화제에서 조합원들의 주주 활동을 본격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문화제는 지난달 2일 3차 집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책임자가 퇴진하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책임있는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매월 첫째 주 수요일에 문화제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한 후속 조치다. 이날 1784 1층에서 열린 문화제는 기존 집회에 비해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조합원들이 점심시간을 활용해 참여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지난달 2일 집회 이후 한 달간의 활동 경과를 보고했다. 노조는 7월 3일 네이버 이사회 및 경영진에 공익 제보자 색출 시도 중단, 비공개 해명 결정 관련 이사회 회의록 공개, 최인혁 테크비즈니스 대표 해임 및 공식 답변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현재까지 어떠한 회신도 받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7월 9일 네이버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임시 주주총회 소집과 관련자 해임안건 상정,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지배구조 개선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청하며 국민연금의 책임있는 투자자 역할을 요구했다.
오세윤 지회장은 지난달 15일 한성숙 중기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네이버 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 증언했다.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같은 청문회 증인 출석 요청을 받았으나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최인혁 전 COO의 복귀 문제에 대해 오세윤 지회장은 "이 문제는 단지 한 사람의 복귀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해명 설명회부터 복귀 결정까지, 소수 임원들만의 얼라인으로 이루어진 결정은 우리 조직문화의 총체적인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노조는 공론화를 위해 IT 업계 및 시민단체와 연대한 토론회 개최를 추진하는 한편,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주주 활동을 공식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가 스톡옵션, 스톡그랜트 등의 방식으로 구성원들에게 주식 보상을 해왔기 때문에 상당수 구성원들이 주주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특별 강연자로 참여한 임상혁 녹색병원장은 "직장 내 괴롭힘은 행위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책임"이라며 "조직이 직장 내 괴롭힘을 외면하고 있는 것도 2차 가해"라고 발언했다.
차기 문화제는 오는 9월 3일에 개최될 예정이며, 노동조합은 더 다양한 문화행사를 준비하는 한편 조합원 참여 주주 활동 경과를 공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