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통신 정책 변화는?...단통법 폐지·통합요금제 향방 주목

통신사 마케팅 경쟁 전망…통합요금제는 KT부터 주파수 재할당 절차 시작, 연말에 할당 대가 공개 스타링크·원웹 '저궤도 위성통신' 시대 막 올려

2025-06-12     이진호 기자
하반기 굵직한 정부 통신 정책들이 시행된다. 단통법이 폐지되고 국민 통신료를 낮추는 '통합요금제'가 도입되는 등 변화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하반기 굵직한 통신 정책들이 줄줄이 시행된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되고, '통합요금제'가 도입된다. 또 저궤도 위성통신 상용화에 이어 연말에는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 방안이 나온다. 통신 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지 주목된다.

12일 통신업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하반기 가장 큰 변화는 단통법 폐지다. 다음달 22일 단통법이 폐지되면 지원금 공시 의무와 상한이 사라져 통신사간 경쟁이 자유로워진다.

이같은 변화는 새 정부 통신 정책 방향과도 맞닿는 지점이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 당선 관련 산업영향 보고서를 통해 "새 정부 통신 관련 대표 정책은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시장 경쟁 활성화와 데이터 요금 인하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단통법 폐지로 통신사간 경쟁이 일어나면 그만큼 소비자 편익은 커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은 아니라도 분명 마케팅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폐지 초기에는 스팟성으로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통신업계는 경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이통 3사는 갤럭시S25 공시지원금 최대치를 기존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높였다. 7월에는 갤럭시Z 7 시리즈, 9월에는 애플 아이폰17 시리즈 출시가 예정돼 있어 단통법 폐지 초반 적극적인 보조금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텔레콤이 신규영업 정지 해제 이후 공격적 마케팅에 뛰어들 거란 전망도 나온다. SKT는 지난달 가입자 44만490명이 KT·LG유플러스·알뜰폰으로 빠져나갔다. SKT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를 빼도 40만5530명 순감했다. 이에 단통법 폐지와 맞물려 가입자 탈환에 나설거란 분석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1월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상가를 찾아 이동통신 유통 상황을 살펴보고 현장 의견을 청취하는 모습. [사진: 과기정통부]

◆통합요금제 출시 목전…주파수 재할당에 업계 촉각

이르면 다음달 출시될 '통합요금제'도 주목된다. 과기정통부는 KT와 통합요금제 약관과 관련한 막판 논의에 들어갔다. 통합요금제는 LTE·5G 기술 방식을 구분하지 않고 데이터 용량이나 전송 속도에 따라 요금을 선택하는 상품이다. 

당초 1분기 KT부터 출시가 예고됐지만 논의가 다소 늦어졌다. KT가 우선 통합요금제를 내놓으면 SKT와 LG유플러스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어떤식으로든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통합요금제가) 설계될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더 좋은 선택지를 제시하기 위해 막바지 조율을 진행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올해는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절차도 예고돼 있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 할당기간이 만료되는 총 370㎒ 폭 3G·LTE 주파수 중 재할당 대상을 확정해 이달 중 이통사에 통보할 예정이다. 올 연말에는 주파수 이용기간과 할당 대가 등을 담은 계획을 발표한다. 

이통사는 산정 방식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제까지 과거 경매가를 기준으로 삼아 재할당 대가를 정해왔다. 이른바 '벤치마크' 방식이다. 하지만 산정식이 명확하지 않아 예측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주파수는 이동통신 사업 필수재인 만큼 합리적인 대가 수준 책정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전파법에 있는 기준과 함께 여러 경제적 가치 등을 고려해 대가를 산정할 계획"이라며 "하반기 (대가 산정 기준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궤도 위성통신 시대도 막을 올린다. 저궤도 위성 통신은 고도 300km~1500km 이하 저궤도에 위성을 띄워 사각지대 없이 인터넷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용자용 안테나 적합성평가가 끝나면 스타링크와 원웹이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적합성평가 기간을 고려하면 늦어도 7월 중 저궤도 위성통신 시대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