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극기지에서 일하는 여성이 속옷에 무기를 품은 충격적인 이유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남극 내 미국 주요 연구 기지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성폭력 위협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여러 차례 기관에 신고했지만, 묵살당하거나 되려 불이익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 27일 AP통신에 따르면 맥머도 기지에서 기계 정비공으로 일하는 리즈 모너혼은 "한때 교제한 남성에게서 성폭력을 넘어 생명의 위협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지에서 한때 교제한 남성에게 성폭력을 넘어 생명의 위협까지 받았다"며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작업복이나 스포츠 브라 속에 항상 망치를 지니고 생활했다"고 폭로했다.
이외에도 한 식당 직원이 2019년 동료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상사에게 보고했지만 두 달 뒤 해고됐다. 또 다른 여성은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지만 다시 가해자와 한 작업장에게 일하게 됐다.
맥머도 기지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지원·감독한다. 이 기지에는 레이도스 등 연구용역을 수주한 다수 업체의 직원들이 머물고 있으며 이중 70%는 남성이다. 남반구의 겨울철에는 200∼300명, 여름철에는 1000여명이 생활하지만 무장한 연방 법 집행관 한 명이 치안을 담당하고 있을 뿐 현지 경찰이나 유치장은 전무하다. 극한 지역에 고립된 공동체인 데다 사실상 치안 유지 체계가 없어, 여성들이 피해를 호소하더라도 묵살당하거나 도리어 불이익을 당했다는 게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NSF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맥머도 기지에 있던 여성 2명 중 1명 이상(59%)이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했다고 설문에서 답했다. 여성 10명 중 7명(72%)은 이 같은 행태가 남극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태 심각성이 퍼지자 NSF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NSF는 레이도스에 성추행이나 성폭행 등 심각한 보건·안전 사건을 즉각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성폭력 신고를 받을 사무소를 개설하고 피해자에게 보안 하에 변호인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24시간 상담 전화를 개통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