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조엘 메타 부사장 측 사정으로 회동 취소
외교부 행사로 방한 일정...다른 인사가 대신 참석 조엘 메타 부사장-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미팅도 취소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조엘 데이비드 카플란(Joel David Kaplan) 메타(구 페이스북) 부사장이 지난주 국내에 도착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엘 부사장이 건강상 이유로 방한하지 못한 탓이다. 조엘 카플란 부사장은 외교부 행사 때문에 방한하려 했지만 결국 다른 인사가 대신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과기정통부 및 메타에 따르면 지난주 조엘 카플란 메타 부사장 방한에 맞춰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미팅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메타 측 다른 인사와도 이종호 장관은 만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969년생인 조엘 카플란 부사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8년간 근무한 적이 있다. 지난 2006년 4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조지 부시 대통령 보좌관을 지낸 바 있다. 부시 행정부를 떠난 후, 그는 에너지 회사들의 로비스트로도 활동했다.
페이스북에 입사하기 전 조엘 카플란은 에너지 퓨처 홀딩스(EFH)의 공공 정책 및 대외 업무 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회사 전반의 공공 업무를 감독하고 에너지 산업에서 EFH의 역할을 공개적으로 입증하고 전달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2011년 5월 페이스북은 캐피톨 힐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회사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조엘 카플란을 미국 공공 정책의 부사장으로 고용했다. 이후 2014년 10월, 조엘 카플란은 마른 레빈의 뒤를 이어 페이스북의 글로벌 공공 정책 부사장이 됐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으로 메타버스(metaverse)를 육성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현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사회·경제적 활동까지 이뤄지는 온라인 공간을 말한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산업 혁신 및 글로벌 전략’을 통해 메타버스를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으로 집중 육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메타버스의 경우 미디어 플랫폼으로서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시장과 산업이 태동하는 단계로, 엔터테인먼트 분야 위주로 소규모의 초기 단계 서비스가 출시된 수준이다. 이에 미디어 플랫폼으로서 메타버스가 보유한 잠재력이 실현될 수 있도록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발굴하고, 핵심 요소 기술 개발과 메타버스에 적합한 인재양성 등을 통해 미래의 미디어 플랫폼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나가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메타버스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지난 2021년 페이스북은 회사명을 메타로 바꿨다. 페이스북은 2012년에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후, 2014년엔 왓츠앱, 오큘러스를 각각 인수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사명까지 메타로 바꾸며 메타버스에 올인하겠다는 뜻을 사실상 명확히 한 것이다. 인터넷의 다음 단계가 정말로 메타버스라면 당시 페이스북의 판단은 탁월한 선택으로 볼 수도 있다. 이종호 장관과 조엘 카플란 부사장은 미팅이 성사됐을 시 메타버스 현안을 두고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디지털콘텐츠과 관계자는 “이종호 장관과 조엘 카플란 메타 부사장 미팅이 추진된 것은 맞지만, 조엘 부사장 건강상 이유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어떤 이슈가 있어서 미팅이 추진됐던 것은 아니고 외교부 행사 등 방한 일정에 맞춰 추진됐던 것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