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치는 사이버흥신소...불법 해킹 비상

수백만원에 스마트폰·카카오톡 해킹...복제폰 도청도

2022-10-05     강진규 기자
휴대폰을 해킹하고 도청하는 사이버흥신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휴대폰을 해킹하고 도청하는 사이버흥신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불륜, 외도, 이혼소송 등의 증거 수집을 빌미로 해킹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보안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휴대폰을 해킹해 뒷조사를 해준다는 속칭 사이버흥신소가 성행하고 있다. 

흥신소는 의뢰비를 받고 기업이나 개인의 신용, 재산 상태, 비행 등을 몰래 조사해주는 곳을 뜻한다. 흥신소는 실종된 사람을 찾는 역할도 하지만 불륜, 외도 등 증거 수집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흥신소 직원들이 미행을 하거나 잠복, 탐문을 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했다.

그런데 최근 IT 기술이 발전하고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휴대폰과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흥신소의 업무 방식이 바뀌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사이버흥신소의 광고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A업체는 “외도, 불륜, 이혼소송, 결혼 전 배우자 등을 조사하는데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한다”며 “해킹 앱으로 배우자 휴대폰을 도청하면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업체는 “카카오톡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과거 카톡 내용을 복구할 수도 있다. 또 통화 내용을 도청하는 것은 물론 문자를 확인하고 위치를 추적할 수도 있다”고 홍보했다.

B업체는 “외출이 많아지는 아내, 귀가가 늦어지는 남편, 밤에 전화를 받지 않는 애인, 환승이별하려는 애인 등의 행적을 알려줄 수 있다”며 “상대방의 스마트폰을 복제할 수도 있고 해킹 앱으로 도청을 해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C업체는 “남편과 상간녀가 주고받은 문자 내용을 확인해줄 수 있다”며 “전화번호부 확인, 통화내역 확인, 음성통화 청취, 위치추적, 카톡 내용 확인, 사진 확인, 문자 확인 등 모두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개인사, 가정사 등으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개인 휴대폰을 해킹하는 것일까? 실제로 접촉한 사이버흥신소 관계자는 타겟 해킹, 복제 휴대폰 제작, 해킹 앱 설치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복제 휴대폰 제작은 대상자의 휴대폰을 복제 프로그램으로 복제해서 쌍둥이폰 형태로 운영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해킹 앱 설치 방식은 대상자의 폰으로 링크를 보내서 그것을 클릭하도록 유도하거나 구매자가 직접 대상자의 폰에 해킹 앱을 설치하는 형태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타겟 해킹 방식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대상자에 대한 맞춤형 감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 상대방이 확인하기 어렵고, 다른 방식과 달리 의뢰인이 해야 할 일이 없다는 점만 설명했다. 사이버흥신소는 이런 해킹을 200~300만원 정도 비용을 받고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신소 관계자는 “절대로 걸리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며 “관련 앱들은 시중에 나와 있는 모바일 보안 앱 테스트를 거쳐서 적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들은 이런 행위들이 모두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한 수시기관 관계자는 “흥신소에서 뒷조사를 하는 것에도 불법행위들이 많은데 휴대폰을 해킹한다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적발될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 일부 관계자들은 사이버흥신소가 사기를 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상자의 휴대폰을 해킹해주겠다고 한 후 돈만 챙겨서 잠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의뢰인이 불법을 요청한 것이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기도 어렵다. 

또 일부 사이버흥신소는 오히려 의뢰인을 협박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의뢰인의 휴대폰을 해킹하고 의뢰 대상자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하며 돈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결국 사이버흥신소는 해킹, 사기, 협박 등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