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사칭하고 애플 흉내내고...가상자산 사기 기승

가상자산 거래소 사칭한 불법사이트, 사기, 해킹 시도 창궐

2022-05-16     강진규 기자
바이낸스를 사칭한 모바일 홈페이지 [사진: 강진규 기자]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불법도박, 투자사이트 등에서 유명 브랜드를 사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사칭은 사기 피해는 물론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를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바이낸스벳이라는 사이트가 등장해 활동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해외 유명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유사한 바이낸스벳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 회사가 보여주는 로고는 바이낸스의 것과 같다. 글자색과 사이트 분위기도 실제 바이낸스 사이트와 유사하게 만들었다. 

바이낸스는 한국 금융당국의 특정금융거래법 개정안 적용에 따라 한국어 서비스를 종료하고 한국에서 활동하지 않고 있다. 불법사이트들은 이런 틈새를 노리고 바이낸스를 사칭한 한글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벳은 불법 도박 및 투자 사이트다.

유명 IT기업인 것처럼 현혹하는 가상자산 솔루션 기업도 있다. 애플솔루션이라는 업체는 미국 애플의 로고를 그대로 가져다가 사용하고 있다. 회사 이름 역시 애플을 연상시키는 애플솔루션이다. 유명 기업을 도용해 신뢰성을 높여보려고 한 것이다.

이 회사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투자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 솔루션과 데이터, 입출금 관리 기능 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업체는 카지노, 스포츠도박 등 솔루션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애플 로고를 보여주며 비트코인 투자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모바일 홈페이지 [사진: 강진규 기자]

불법적인 거래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합법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요구에 맞춰 등록을 해야 운영할 수 있다. 애플솔루션이 제공하는 방식으로는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거래소를 운영하기 어렵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사칭한 사기행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빗썸은 “최근 급증하는 빗썸을 사칭한 사기행위에 대해 빗썸은 피해자 예방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내부의 엄격한 관리 감독에 따른 제재 시행과 사법기관에 수사의뢰 요청 등 가능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빗썸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이나 브로커 등을 통해 빗썸에 상장을 해주겠다며 대가, 수수료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사칭해 해킹을 하려는 시도 역시 계속되고 있다.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ESRC)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업비트를 사칭해 계정정보 확인이 필요하다며 계정정보를 탈취하려는 해킹 이메일이 적발됐다. 해커들은 업비트와 유사한 가짜 사이트까지 만들어 클릭을 유도했다. 또 올해 2월에는 그라운드X의 클립(Klip) 고객센터를 위장한 해킹 공격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상자산 업체를 사칭한 불법사이트, 사기, 해킹 등이 늘어날수록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업계 전반의 신뢰성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칭 행위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과 수사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상=디지털투데이 디퍼뉴스 데일리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