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이종호 후보자 회동...디지털 뉴딜 공감대
광화문 근처 한 식당에서 다른 관계자 없이 둘만 만나...빠른 회동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세종=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호 후보자의 경우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고, 지난 11일 인사청문 준비 집무실 첫 출근후 바로 다음 날 오찬이라 빠른 행보다. 임 장관은 현 문재인 정부 체재에서 장관으로 임명된 것이고, 이 후보자는 정권 교체 이후 장관으로 일할 예정이라 빠른 회동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3일 과기정통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광화문 근처 한 식당에서 임 장관과 이 후보자가 오찬 회동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실·국장 등 관련 공무원 참석 없이 임 장관과 이 후보자 단 둘만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장관 후보자가 지명될 경우 과기정통부에서는 새 장관 청문회 TF가 구성된다. 이태희 기획조정실장, 김정기 감사관(국장), 구혁채 대변인(국장), 윤경숙 운영지원과장 등이 TF의 한 축을 이룬다. 이들은 지난 11일부터 광화문 우체국에서 후보 검증 및 인사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장관과 이 후보자는 다른 이들의 배석 없이 둘만 만난 것이다.
임혜숙 장관과 이 후보자는 현 과기정통부의 디지털 뉴딜이나 디지털 포용, 누리호 발사 등 현재 정부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지난 11일 광화문 우체국으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디지털 뉴딜 정책 또는 기초과학 연구 확대 등이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된다”며 “거기에서 좀 더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게 있다면 그런 부분을 계승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임혜숙 장관도 평소 기자간담회나 방송 등을 통해 한국판 뉴딜의 뼈대인 디지털 뉴딜을 강조해왔다.
이 후보자는 기자들에게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미래를 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될 수 있도록 하고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새 정부에서는 과학기술과 디지털 정책에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민간 참여를 통해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경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12일부터 과기정통부 1·2차관실을 시작으로 현안 점검과 청문회 준비를 위한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담당 국장들이 광화문 우체국을 방문해 이 후보자에게 업무보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 후보자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반도체 공학자다. 그는 신소자 전문가로 본인 10나노 이하 공정에 사용되는 핀펫(FinFET) 구조 특허를 가지고 있다. 인텔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3차원(3D) 반도체 소자 기술인 ‘벌크 핀펫(FinFET)’을 개발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과거 삼성전자를 상대로 진행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도 승소한 바 있다.
이종호 후보자가 반도체에 최적화된 인물이란 점에서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기정통부의 주요 업무가 과학기술 이외에도 ICT(정보통신기술), 디지털 플랫폼,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데다 특히 미디어 분야에서 방송통신위원회나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포함해 타 부처와 연관된 사안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반도체 전문가가 과기정통부 장관에 지명된 건 2019~2021년 재임한 최기영 전 장관에 이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