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빅3 주총 시즌 돌입...마이데이터·주주가치 확대 키워드
SKT·KT, '마이데이터 사업' 사업목적 추가...LGU+, 배당성향 확대 KT, 자회사(KT클라우드) 주식 현물배당 근거 마련 정관 개정 추진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의 주총 시즌이 18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이통3사는 탈통신 등 올해 신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안건을 상정했다.
SK텔레콤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와 의료기기 사업을, KT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또한 KT는 클라우드/IDC 자회사 분할로 인한 주주들의 반발을 누르기 위해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는 정관 개정을, LG유플러스는 배당을 강화하는 안건을 다룰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코스피가 계속 하향세인 상황에서 이통3사 주가가 나름 선방하는 가운데, 주총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LG유플러스의 주총을 시작으로 25일 SK텔레콤, 31일 KT의 주총이 개최된다.
SK텔레콤은 25일 열릴 예정인 주총에서 마이데이터 등 데이터 사업과, 인공지능(AI)과의 기술 융합·활용을 통한 의료기기업 및 동물용 의료기기업을 기업 정관의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통제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정보를 신용이나 자산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마이데이터는 미국·영국 등 데이터 산업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서비스로, 데이터 활용체계를 기관 중심에서 정보주체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즉,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스스로 통제·관리, 해당 정보들이 본인의 의사에 맞춰 활용될 수 있도록 개인의 정보 주권을 보장하는 것이 목적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국내 통신사 중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예비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어 지난달 금융위원회로부터 예비허가를 받았다. 앞으로 본 허가까지 취득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이데이터 사업모델에 대해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여러 금융 관련 서비스들을 만드는 것과 PASS 안에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에서 끝나지 않고 의료나 여러가지로 확대된다면 메타버스 AI에이전트 서비스 등에 좋은 데이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의료기기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왔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에서 최근 분사한 SK스퀘어는 X레이 발견 125년 만에 디지털화에 성공한 이스라엘 의료장비사 '나녹스'의 최대주주이며, 나녹스는 작년 4월에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 510(k)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전북대, 충남대 등 5개 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과 AI 기반 수의영상 진단 보조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KT도 이번 주총에서 마이데이터 및 부수업무를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KT는 지난해 11월 예비 허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사업 허가 이후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 계열사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KT는 또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 개정도 추진한다. KT는 지난달 현물출자 방식으로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분리해 지분을 100% 보유하는 자회사 KT클라우드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KT클라우드는 4월 1일 출범할 예정인데, 분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KT는 지난 15일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신설법인 ‘KT클라우드’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또한 KT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개정을 추진한다. 물적분할이 아닌 출자 형태의 경우 주총이 필요없다. 그럼에도 주총을 통해 현물배당 근거 관련 정관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주주 가치 강화 일환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21년 연말 배당금 1504억원(주당 350원)을 지급하는 안을 의결한다. 이로써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 9월 지급한 중간 배당금 871억원을 더해 총 2375억원 규모로, 직전 연도 1964억원 대비 약 20.9% 늘었다. 주당 배당금 총액도 550원으로 2020년 450원에 비해 약 22.2%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앞서 지난 1월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부터 배당 성향을 별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에서 4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무 실적, 통신·비통신 사업 성장률 등 경영 성과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결정했다는 것이 LG유플러스 측 설명이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통신사들의 새로운 ESG 전략이 발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영(APG)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에 탄소배출 감축 요구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또한 이통3사는 주총에서 사내이사, 사외이사 신규 선임 및 재선임 등의 안건도 다룰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