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이 달라졌다...상장 늘리고 NFT·메타버스·B2B 등 광폭 행보

캠페인 열고 상장 늘리고...9월 이후 회원 5만명 늘어 차별화 서비스로 'NFT·메타버스' 고도화 추진 새 수익 먹거리로 B2B 강화...KDAC 설립·리서치 제공

2021-12-10     문정은 기자
원화마켓 거래소 가운데 존재감이 미미했던 코빗이 공식 사업자가 되고 공격적인 경영을 보이고 있다. [사진: 코빗]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이 지난 10월 공식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기점으로 광포 행보를 보이고 있다.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으로 거래소뿐만 아니라 신사업 확대에 적극 나섰다.

코빗은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과 함께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4대 거래소 중 하나로 꼽히나, 이들 중 가장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빗은 보수적인 상장 정책을 펼쳐 타 거래소 대비 거래 가능한 가상자산 수가 적었다. 업비트를 비롯 빗썸과 코인원이 거래 지원하는 가상자산 개수가 100개를 훌쩍 넘는데 반해 코빗은 수십개 정도에 그쳤다. 이에 경쟁사 대비 코빗 거래량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빗이 업비트에 이어 두 번째로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가 수리되면서 공식 '2호 가상자산 사업자' 타이틀을 얻어냈다. 업계에서는 빗썸과 코인원보다 빨리 사업자 수리를 받아낸 배경으로 보수적인 상장 정책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그리고 공식 가상자산 사업자가 된 후 코빗은 창사 이래 첫 대규모 브랜드 캠페인에 나서며 본격적인 거래소 알리기에 나섰다. 강남 일대 옥외 전광판을 시작으로 영상 광고를 내보내며 대외적 홍보에 적극 나선 것이다. 

상장 정책에 대한 기조도 이전과 달라졌다. 코빗은 지난 9월 한달에만 10여개 가상자산 거래를 신규로 지원했으며 지난달에는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WEMIX) 포함 5개 가상자산을 신규 상장했다. 이달에도 토르체인(RUNE)과 헤데라(HBAR) 거래 지원을 시작했다. 

이처럼 공격적으로 시장 대응에 나서면서 신규 가입자 수도 늘고 있다. 코빗에 따르면 회사가 사업자 신고서를 제출한 날(9월 10일) 기준으로 현재까지 가입자 수가 약 5만명 증가했다. 

코빗의 메타버스 플랫폼 '코빗타운' [사진: 코빗]

다만 아직 경쟁사와 비교하면 가입자 수나 거래량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현재 코빗의 가입자 수는 4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업비트는 860만명으로 가장 많은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빗썸은 600만명, 코인원은 210만명이다. 

거래 규모도 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업비트는 24시간 거래량이 6조8110억원 규모이며, 빗썸과 코인원은 각각 9937억원, 2545억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같은시간 코빗은 246억원에 그쳤다. 오히려 후오비코리아 거래량(454억원)이 더 많았다. 

코빗은 차별화 전략으로 NFT(대체불가토큰) 및 메타버스 플랫폼을 내세우고 있다.

코빗은 올해 상반기 코빗은 회원들의 소통을 돕는 메타버스 플랫폼 '코빗타운'과 글로벌 NFT 플랫폼 오픈씨와 라리블에 올라온 NFT들을 구매할 수 있는 'NFT'를 열었다. 이어 지난달 초 코빗타운에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플레이투언(Play to earn, P2E)'를 도입해 게임에 참여하고 가상자산을 획득할 수 있는 요소를 더했다. 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코빗타운 월평균 이용자 수는 천명 단위로 올라섰다.

이에 더해 코빗은 SK 플랫폼과 접목시켜 코빗타운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코빗은 SK스퀘어로부터 9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소식을 알리며 앞으로 SK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를 비롯 SK스퀘어가 보유한 플랫폼 또는 콘텐츠 관련 자회사들이 선보일 서비스와 코빗타운 간 서비스를 접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 고객 대상 거래소 서비스와 별개로 최근 B2B(기업간 거래) 사업 행보도 눈에 띈다. 

코빗은 지난해 3월 블록체인 기술 기업 블로코, 리서치 기업 페어스퀘어랩과 디지털자산 커스터디(수탁) 기업 KDAC(한국디지털자산수탁)을 설립하고, 올해 1월 신한은행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KDAC은 이달 8일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를 받았다. 

KDAC은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인데, 이때 코빗은 자산 운용 노하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코빗 관계자는 "KDAC 수탁 서비스의 주 고객은 법인 및 고액자산가일텐데, 이들이 가상자산을 수탁하면 코빗은 이 자산을 온보딩(안착시키고)하고 운영하기 위한 노하우를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 고객 타깃으로 시작한 코빗 리서치센터도 있다. 지난달부터 정석문 코빗 리서치 센터장을 필두로 '코빗 리서치'를 발송하고 있는데, 마케팅 수신에 동의한 코빗 개인 고객과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 있는 기관 투자자가 무료로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코빗 관계자는 "현재 회사 브랜딩 차원에서 개인 및 기관 모두 리서치를 접근 가능하게 했는데, 실제 이를 본 법인들로부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를 통해 시장 반응과 서비스 방향성을 확인하고 있지만 기관 대상 자산관리(WM) 등 구체적 서비스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