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과기정통부, KT도 NSA로 하반기 5G품질평가...왜?
KT, 갤럭시S20 시리즈 단말 SA 서비스...정부도 갤럭시S20 플러스로 측정 정부 "대부분의 이용자 SA 대신 NSA 사용, 이용자가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품질평가 측정"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가 지난 7월 국내 처음으로 LTE를 연계하지 않는 5G 단독모드(SA, 스탠드얼론) 전환에 성공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진행하는 하반기 5G품질평가에는 반영이 안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와 달리 일반 이용자 대상으로 LTE를 연계하는 5G 비단독모드(NSA, 논스탠드얼론)를 제공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KT의 경우도 NSA로 품질평가를 진행한 것은 SA보다는 NSA 5G 이용자가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8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르면 12월 말 하반기 5G품질평가 및 LTE 품질평가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지난 9월 말부터 하반기 품질평가 측정을 시작했고 지난주 측정을 마친 상태다. 하반기 품질평가는 상반기 품질평가 결과를 종합해 발표한다. 현재 데이터 분석 중인데, SA로 전환한 KT 역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처럼 NSA로 측정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하반기 품질평가 측정을 마친 상태다. 현재 데이터 분석 중이다. 아직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대한 올해 내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KT의 경우도 타사처럼 NSA로 측정해 발표한다. 비율을 공개할 수 없지만 SA 사용자보다 NSA 사용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KT는 7월 이통 3사 최초로 갤럭시S20 시리즈 3종의 단말을 대상으로 5G SA로 전환했다. 그동안 국내 5G 서비스는 LTE망과 5G망을 연계해 쓰는 NSA로 이뤄졌다. 가입자 인증과 단말 제어신호 등은 LTE망에서, 데이터 처리는 5G망에서 하는 식이다. 반면 SA는 데이터와 인증·제어신호 처리 등을 모두 5G망에서 단독 처리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진짜 5G’로도 불린다.
KT는 5G SA 서비스는 이용자가 SA 전환을 원할 경우 단말 메뉴에서 ‘설정-소프트웨어 업데이트-다운로드 및 설치’ 후 1회 더 재부팅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갤럭시S20, 갤럭시S20 플러스, 갤럭시S20 울트라를 단말로 사용하는 KT 이용자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이후 5G SA나 NSA 중 선택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상반기나 하반기 모두 KT의 5G SA 서비스 적용 단말 중 하나인 갤럭시S20 플러스로 품질을 측정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정부가 KT를 대상으로는 타사와 달리 SA 방식으로 5G품질평가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KT가 지난 7월 5G SA 전환 후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KT의 경우 5G SA로 측정을 할 것을 검토했지만 실제 사용자가 적어 NSA로 측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등 이통사가 SA로 전환할 경우 단말이 LTE망과 5G망 신호를 각각 처리할 필요가 없어 스마트폰 단말 배터리 사용량이 일부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KT에 따르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시험 결과 5G SA방식을 썼을 때 NSA 방식보다 배터리 사용량이 최대 8.8% 적었다. 사용시간으로 따지면 약 한 시간 정도 배터리를 더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5G 장점인 저지연성도 강해진다. 인증과 데이터 처리에서 LTE와 5G망을 각각 거칠 필요가 없어 반응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특정 네트워크를 가상으로 분리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적용도 더 쉽다는 설명이다.
다만 SA는 NSA에 비해 이론상 속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NSA 방식은 LTE와 5G를 연계한다. 예를 들어 LTE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1Gbps, 5G망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1.5Gbps라면 이론상 최대 속도는 둘을 더한 2.5Gbps다. LTE 대역이 빠지면 그만큼 속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통신 3사가 5G 커버리지 맵에 표기한 5G+LTE(NSA) 최대 속도는 ▲SK텔레콤 2.7Gbps ▲KT 2.4Gbps ▲LG유플러스 2.1Gbps이다. KT가 제시한 SA 속도는 1.5Gbps로 훨씬 느리다.
이에 대해 KT 측은 NSA 방식에서도 데이터 트래픽 대부분을 5G에서 처리했기 때문에 기존 이용자들의 속도 저하가 사실상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T에서 갤럭시S20 시리즈를 사용하는 이용자 대부분이 SA 대신 NSA를 선택한데다 정부 또한 이를 인정하고 NSA로 품질평가를 측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5G NSA에서 SA로 전환할 경우 (LTE를 연계하지 않기 때문에) 이론상 5G 속도는 물론 실제 5G 속도 역시 떨어진다”며 “이동통신사들이 5G SA 전환에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KT 5A SA가 불완전한 5G SA라는 의견도 있다. SA 전환을 위해서는 민간표준화기구인 3GPP에서 SA 국제표준 등서 정의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장비를 개발 및 도입해야 한다.
KT는 CUPS(Control & User Plane Separation)를 도입해 SA 서비스를 위해 별도로 코어망을 구축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CUPS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NSA 코어망은 SA 서비스를 위한 별도의 코어망, 즉 5G 코어망을 구축해 5G 기지국 및 LTE 기지국과 연동해야 한다. KT는 5G 통합 코어 기술을 기반으로 신규 장비를 설치하지 않고 기존 NSA 코어 장비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SA 서비스까지 함께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KT의 5G SA 역시, 5G 코어망과 5G 기지국을 연결한 오리지널 5G SA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