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노린 금융사기 기승...예방교육 시급
20~30대 구직, 투자열기 등 편승한 사기 기승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금융권이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20~30대 MZ세대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사기범들 역시 MZ세대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사기범들은 최근 MZ세대의 투자 열기, 취업 문제, 사회경험 부족 등을 약점으로 공략하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은 고객공지를 통해 20~30대 구직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한 취업미끼 비대면 대출 사기, 보이스피싱 등이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한은행이 고객들에게 이런 경고를 한 것은 금융감독원이 경보를 발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말 금감원은 20~30세대에 친숙한 비대면 면접, 재택근무, 유튜브 연수 등을 활용한 신종 스미싱 사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구직자들에게 재택근무라며 업무용 휴대폰을 보내 개인 명의로 개통하도록 유도한 후 회사 앱을 설치한다며 다시 회수해 구직신청서 상의 개인정보 등을 활용해 비대면 대출 실행 후 대출금을 편취하고 있다. 또 입사지원서의 위변조를 확인한다며 신분증 사진 및 신용도 조회 캡쳐 화면 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전송하도록 해 개인정보를 빼내는 사례도 적발됐다.
20~30대의 주식, 가상자산 투자 열기를 노린 사기도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에서 주식종목이나 가상자산을 추천해준다며 소위 리딩방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 최근 A씨는 리딩방 홍보를 보고 텔레그램을 연락을 했다. 사기범은 3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보내면 리딩방헤 초대한다고 했는데 가상자산만 받은 후 잠적했다.
B씨는 무료 주식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문자를 보고 리딩방에 가입했다. 그런데 리딩방에서는 가상자산 투자를 권유했고 추천에 따라 해당 가상자산을 지정한 시간에 구매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1300만원의 손해를 봤지만 리딩방 관계자들은 사라졌다.
20~30대를 겨냥한 보이스피싱도 계속되고 있다. 6월 30일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설문 내용을 분석해 공개했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사회경험이 부족한 20대를 노리고 전화로 검찰 등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됐다고 접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범죄자들은 자금수요가 많은 30대를 겨냥해 금융회사를 사칭한 후 저리대출 등을 해주겠다며 문자메시지 등으로 접근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밖에도 20~30대를 노린 대포통장 사기, 급전대출을 미끼로 한 불법대부, 각종 결제 현금화 사기 등이 성행하고 있다.
20~30대를 겨냥한 금융사기가 증가하면서 피해를 하소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자신을 30대 직장인이라고 밝힌 한 사람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금융사기를 엄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30대인 자신은 물론 주변에서도 금융사기 피해를 당한 사례가 많다며 사기범들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금융사기는 50~70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다고 여겨져 왔다. 그런데 점차 MZ세대를 겨냥한 금융사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4월 금감원이 공개한 2020년 보이스피싱 피해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출빙자형 사기를 당한 20~30대 피해자들의 피해금이 232억원에 달했다. 20~30대 피해자들의 사칭형 피해 규모도 78억원이었다.
이는 금감원에 피해가 신고, 접수된 수치로 실제로는 피해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 상반기 MZ세대를 겨냥한 사기가 창궐하고 있어 올해 피해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범죄자들이 MZ세대를 노리는 것은 그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이 새로운 미래 고객으로 MZ세대를 주목하는 것처럼 범죄자들도 자신들의 범죄 대상으로 MZ세대에 눈독을 들이고 MZ세대의 경향에 맞춰 사기를 준비,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MZ세대가 금융범죄에 새로운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다양한 정보를 안내하고 금융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