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5G품질평가 마무리...8월 중순 이후 발표

KT, 이르면 이번주 갤럭시S20·갤럭시S21 대상 5G SA 전환 예정 상반기 내 SA 전환 추진했던 KT, 5G SA 정부 품질평가 영향 끼친 듯

2021-07-13     백연식 기자
[사진 :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다음달 올해 상반기 5G 품질평가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 2일을 기점으로 사실상 품질 측정이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재측정 기간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가 특정 지역(예, 강원·호남·영남 지역 등)에 평가를 다시 원할 경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다시 측정한다. 정부는 작년의 경우 8월 초 상반기 5G 품질평가 발표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8월 중순 이후 발표할 예정이다.

예년처럼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 통신정책관(국장)이 브리핑을 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르면 이번 주에 갤럭시S20 모델 이상부터 5G SA(단독모드, 스탠드얼론)로 전환할 예정인데 정부 5G 품질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용화된 LTE와 연계하는 5G NSA(비단독모드, 논스탠드얼론)가 SA에 비해 이론상 최대 속도 및 실제 속도가 모두 빠르기 때문이다. 

1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정부와 NIA의 5G 품질 평가가 사실상 끝났다. 과기정통부 통신인프라지원팀 관계자는 “재평가 기간을 포함해 이번 달까지 상반기 5G 품질평가 측정을 진행한다”며 “8월 중순 이후 품질 평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래 정부는 매년 하반기 LTE 품질 평가 순위를 발표해왔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고지하고, 순위 발표를 통해 이통사의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목적이다. 정부의 당근과 채찍 정책 중 채찍이라고 볼 수 있다. 5G는 지난 2019년 4월 상용화됐지만, 첫해는 품질 평가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듬해는 2020년 5G 품질 평가를 진행했는데, 이통사의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5G만 한해서 연 2회 실시됐다.

하지만 5G 품질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고, SK텔레콤과 KT 등이 네트워크설비투자(CAPEX)를 줄이는 등 5G 투자가 미약하다고 보고 정부는 올해에도 5G에 한해 연 2회 품질평가를 실시하는 것이다. 정부는 5G의 경우 올해부터 보다 넓고 촘촘한 커버리지 확보를 촉진하기 위해 평가 대상지역을 전체 85개 시(市)의 주요 행정동에서 모든 행정동으로 확대한다.

이용자가 일상 속에서 실제 체감하는 5G 품질을 더욱 다양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주요 다중이용시설 외에도 ▲고속철도(KTX, SRT) 전 구간 및 지하철 전 노선(경강선, 경의중앙선 등 수도권 외곽 노선 포함) ▲주요 주거지역(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대학교 주요 건물 실내 등 이용자 일상과 밀접한 시설로 평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중이용시설은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 공기질 관리법’에 따른 시설 중 모바일 이용이 많은 도서관·박물관·공항 등 4500여개 시설을 말한다. LTE 서비스는 여전히 국민 다수(2021년 1월 기준 5190만 회선)가 이용하는 주요 서비스로서 통신사의 지속적인 품질 관리 노력이 필요한 상황임에 따라, 2020년 품질이 저하된 농어촌 지역을 포함해, 전국을 대상으로 엄격한 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상반기에만 행정동 및 다중이용시설, 주요 교통인프라 등 약 215개 이상 지역에서 5G 품질을 측정한다. 측정 항목은 다운로드·업로드 속도는 물론 LTE 전환율, 접속 시간, 접속 및 전송 성공률, 손실률, 웹접속 소요시간 등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도 약 215개 이상 지역을 측정해 올해 약 430개 이상 지역에서 5G 통신품질을 조사한다. 지난해의 경우 상·하반기를 합쳐 221개 지역에서 측정한 것과 비교해 보면 약 2배 늘어난 것이다.

커버리지 또한 상반기에만 법정동의 기간망 도로, 대형점포와 병원 등 밀집 시설 약 200개 이상을 선정해 측정한다. 하반기에 측정할 예정인 약 250개 이상 지역까지 더할 경우 약 450개 이상 지역의 커버리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하철의 경우 수도권 외곽 노선까지 추가로 측정한다. 

한편, 상반기 내 5G SA 전환을 추진했던 KT는 이르면 오는 15일부터 5G SA 상용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관련기사/[단독] KT, 상반기 5G SA 전환 무산...10기가 속도 논란에 발목 잡혔나) 칩셋이 SA를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대상 단말은 갤럭시S20(스냅드래곤 865) 이상이다. 갤럭시S20의 경우 SA를 이용하기 위해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5G는 NSA 방식으로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NSA는 제어 부분은 LTE망, 데이터 부문은 5G망으로 분리 서비스하는 반면 SA는 제어와 데이터 모두 5G망으로 처리한다. SA는 LTE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NSA 방식에 비해 지연시간이 단축되고, 배터리 소모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KT는 운용 중인 NSA 코어 장비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만으로 SA 서비스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5G SA가 되면 하나의 물리적인 네트워크를 가상 분할해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등 서비스 특성에 맞는 서비스가 가능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LTE를 연계하는 NSA에 비해 속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SA 전환에 가장 부정적인 SK텔레콤은 5G 코어·기지국 장비만을 이용하는 KT의 SA 기술인 ‘옵션2’가 아닌 LTE 네트워크와 결합된 서비스 제공까지 가능한 5G 표준 SA 기술 ‘옵션4’를 준비 중이다. 상용화 시기는 2년 내로 예상된다.

옵션1은 LTE만 쓰는 걸 의미한다. 옵션2는 5G SA, 옵션3는 현재형인 5G NSA(논스탠드얼론, 비단독모드)다. 옵션4는 5G SA+LTE 연동이며 옵션5는 LTE 기지국(액세스망)에 5G 코어망을 연결한 것을 말한다. 옵션7은 옵션5에 5G NR(뉴라디오)을 연결한 것이다. 현재 민간표준화기구인 3GPP는 옵션2, 옵션3에 이어 옵션4, 옵션5, 옵션7까지 5G 표준 승인(릴리즈 15)을 완료했다. SK텔레콤은 옵션4에 관심을 두고 있고, 옵션5 및 옵션7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는 SA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으로, 적절한 시기에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내 5G SA 전환을 추진했던 KT가 이번 주에 진행하는 것으로 미뤄진 것은 정부의 상반기 5G 품질 평가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LTE와 연계되는 5G NSA를 운영 중인데, KT가 5G SA로 전환할 경우 실제 속도가 떨어져서 품질 평가가 가장 안좋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운로드 속도 등 통신 품질은 주파수 폭에 비례한다. 현재 5G 전국망인 3.5㎓ 대역의 경우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00㎒ 폭, LG유플러스는 80㎒ 폭을 보유하고 있다. 5G 품질평가시 다운로드 속도에서 LG유플러스가 3위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상용화된 방식인 5G NSA는 LTE를 연계해 사용하는데 LTE의 경우 SK텔레콤은 145㎒ 폭, KT는 105㎒ 폭, LG유플러스는 100㎒ 폭을 이용하고 있다. 즉, KT는 5G 주파수에서 SK텔레콤에 비해 불리하지 않지만, LTE 주파수 폭이 SK텔레콤에 비해 적기 때문에 NSA에서는 5G 다운로드 속도가 SK텔레콤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KT는 지난 1월 상용망에서 5G 단독모드(SA)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5G SA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5G SA 가장 빠른 전환을 통해 5G의 퍼스트 무버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계산이었다. 

이와 관련 허성욱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정부가 아직 SA와 NSA에 대해서 규제를 하거나 제도적으로 들어가거나 할 생각은 없다”며 “그 부분(SA 전환)은 사업자가 투자전략에 따라서 결정할 부분이다. SA 전환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되기 때문에 투자 부분에 대해서 큰 편익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