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상반기 5G 품질 평가 나온다...문제점 개선될까?
SKT·KT, CAPEX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줄여 5G→LTE 전환율 5%, 실내 접속가능 면적 비율 90%...소비자 체감과 차이 "잘터지는 곳만 조사해 발표하는 현행 방식은 반드시 개선 지적"
[세종=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1년 상반기 5G 품질평가를 오는 8월 발표하는 가운데, 작년에 제기된 문제점이 해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8월에는 5G 상반기 품질평가만, 연말에는 LTE 및 5G 하반기 품질 평가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그동안 5G 품질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다운로드 순위의 경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순이었는데, 특히 올해 1분기 SK텔레콤이 네트워크 설비투자(CAPEX)를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집행해 이번 품질 평가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KT 역시 이번 분기 전년 대비 CAPEX를 29%나 감소시켰고, LG유플러스만 이통3사 중 유일하게 CAPEX 비용을 전년 1분기에 비해 1.4% 늘렸다.
과기정통부는 5G가 잘되는 지역만 조사해 작년 하반기 5G→LTE 전환율은 5%대, 실내 접속가능 면적 비율(시설 내에서 5G 서비스에 안정적으로 접속 가능한 면적 비율)은 90%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만 보면 소비자들은 5G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용자 눈높이와는 거리가 있는 측정이라는 얘기가 적지 않았는데, 이번 정부 발표에서는 이런 점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5G 잘터지는 곳만 조사해 발표"...과기정통부 아닌 홍보통신부?)
21일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작년에 7월 말까지 5G 품질 평가 조사를 진행해 8월에 상반기 5G 품질평가를 진행했다”며 “올해도 5G 상반기 품질평가가 8월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래 정부는 매년 하반기 LTE 품질 평가 순위를 발표해왔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고지하고, 순위 발표를 통해 이통사의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목적이다. 정부의 당근과 채찍 정책 중 채찍이라고 볼 수 있다. 5G는 지난 2019년 4월 상용화됐지만, 첫 해는 품질 평가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듬해는 2020년 5G 품질 평가를 진행했는데, 이통사의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5G만 한해서 연 2회 실시됐다.
하지만 5G 품질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고, SK텔레콤과 KT 등이 CAPEX를 줄이는 등 5G 투자가 미약하자 정부는 올해에도 5G에 한해 연 2회 품질평가를 실시하는 것이다. 정부는 5G의 경우 올해부터 보다 넓고 촘촘한 커버리지 확보를 촉진하기 위해 평가 대상지역을 전체 85개 시(市)의 주요 행정동에서 모든 행정동으로 확대한다.
이용자가 일상 속에서 실제 체감하는 5G 품질을 더욱 다양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주요 다중이용시설 외에도 ▲고속철도(KTX, SRT) 전 구간 및 지하철 전 노선(경강선, 경의중앙선 등 수도권 외곽 노선 포함) ▲주요 주거지역(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대학교 주요 건물 실내 등 이용자 일상과 밀접한 시설로 평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중이용시설은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 공기질 관리법’에 따른 시설 중 모바일 이용이 많은 도서관·박물관·공항 등 4500여개 시설을 말한다. LTE 서비스는 여전히 국민 다수(2021년 1월 기준 5190만 회선)가 이용하는 주요 서비스로서 통신사의 지속적인 품질 관리 노력이 필요한 상황임에 따라, 2020년 품질이 저하된 농어촌 지역을 포함해, 전국을 대상으로 엄격한 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이미 시행 중인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평가의 대상을 부가통신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 등을 고려해 확대할 계획이다. 2020년에는 유튜브, 네이버TV, 카카오TV였지만 올해는 넷플릭스, 웨이브 등을 추가한다.
다양한 부가통신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할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반영해 향후 동영상 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부가통신서비스별 특성을 반영하는 평가방법에 대한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통신회계품질기반팀 관계자는 “연 2회 통신서비스 품질평가가 보다 촘촘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통해 국민 체감품질을 향상시키고 5G 기반 위에서 다양한 융합서비스를 발전시킬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통사들은 네트워크 투자 지표인 CAPEX를 계속 축소하는 상황이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올해 1분기 CAPEX가 1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2% 감소했다. KT의 경우 CAPEX가 작년 1분기 4069억원을 사용했지만, 올해 1분기는 2872억원으로 29% 줄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CAPEX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4% 늘어난 3800억원을 집행했다.
특히 무선 네트워크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1734억원을 투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유플러스의 경우 5G 전국망 대역인 3.5㎓ 대역에서 주파수 폭이 80㎒로 SK텔레콤·KT(각각 100㎒)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5G 품질 평가에서 불리한 점이 많다. 이에 따라 단순히 5G 품질 평가를 통해 채찍만 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5G에 열심히 투자해도 주파수의 한계 때문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5G 품질 평가를 연 2회나 하고 순위를 공개해야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작년 하반기에 발표한 5G 품질 평가의 경우 다운로드 등 속도는 SK텔레콤, 커버리지는 LG유플러스, 시설수는 KT가 앞선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마치 연말 시상식 처럼 이통사에게 보기 좋게 우수 지표를 나눠줬다는 시선도 있다(관련기사/5G 품질평가 '이변 없었다'...속도 SKT·커버리지 LGU+·시설수 KT 앞서)
정부가 작년 이통3사가 제출한 기지국 설치 지역만을 대상으로 5G 품질을 평가해 실제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품질과 정부 평가간 차이를 보여줬다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부 발표를 보면 5G→LTE 전환율은 5%대, 실내 접속가능 면적 비율(시설 내에서 5G 서비스에 안정적으로 접속 가능한 면적 비율)은 90%대를 기록했다. 이 수치만 보면 소비자들은 5G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용자 눈높이와는 거리가 있는 측정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5G가 잘되는 지역만 조사해 홍보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품질평가를 둘러싼 논란은 정부가 처음부터 조사범위를 5G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으로 한정하면서 실제 소비자들 불만은 반영하지 않고 정부가 5G 홍보만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와 관련 문은옥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작년 조사에서 LTE 커버리지는 과대표시비율이 평균 5.78%로 꽤 높게 나타난 반면, 5G 커버리지는 거의 과대표시되지 않았다고 나왔다”며 “실제로 소비자들이 사용했을 때는 ‘LTE가 안 터진다’ 보다 ‘5G가 안 터진다’는 체감도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어 “품질평가 목적이 서비스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국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면,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는 방식으로 측정해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평가방식은 5G가 잘 터진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목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