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북한 해커 3명 기소...1조4000억 갈취 혐의

은행 해킹해 돈 빼내려 시도...암호화폐 앱으로 정보 갈취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및 코인 발행도 추진

2021-02-18     강진규 기자
2018년 미국 FBI가 수배한 북한 조선엑스포 소속 해커 박진혁의 모습 [사진: 미국 정부]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미국 정부가 북한이 해킹을 통해 13억달러 이상의 돈과 가상자산을 훔쳤다며 북한 해커 3명을 기소했다.

2월 17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사이버공격을 수행하고, 금융 기관과 회사로부터 13억달러 이상의 돈과 가상자산을 갈취한 범죄에 참여한 3명의 북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기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기소한 북한 해커는 전창혁(31세), 김일(27세), 박진혁(36세) 등 3명이다. 미국 법무부는 이들이 북한 정찰총국 소속으로 라자루스 그룹(Lazarus Group), APT38 등의 이름으로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박진혁은 2018년 미국 정부에 의해 이미 기소된 바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오늘의 기소장에 명시된 바와 같이 북한의 요원들은 총 대신 키보드를 사용하고 현금 자루 대신 가상자산의 디지털 지갑을 훔치는 것은 세계 최고의 은행 강도”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 해커들에 대한 기소에 적용된 범죄들을 소개했다. 미국 정부는 2014년 영화 인터뷰 상영에 대한 보복으로 이뤄진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지적했다. 또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베트남, 방글라데시, 대만, 멕시코, 몰타, 아프리카 등의 은행에서 컴퓨터 네트워크를 해킹해 12억달러 이상을 훔치려고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법무부는 북한 해커들이 2018년 10월 파키스탄 은행 ATM 인출방식으로 610만달러를 갈취했고, 2017년 발생한 워너크라이(WannaCry) 2.0 랜섬웨어도 그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 해커들은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활발히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3월부터 2020년 9월까지 Celas Trade Pro, WorldBit-Bot, iCryptoFx, Union Crypto Trader, Kupay Wallet, CoinGo Trade, Dorusio, CryptoNeuro Trader 등 악성 가상자산 앱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이 앱은 사용자의 컴퓨터 등에 백도어를 설치해 정보를 빼내는 기능이 있었다고 한다.

또 미국 법무부는 2017년 12월 북한 해커들이 슬로베니아 가상자산 회사의 7500만달러 상당의 암호를 훔쳤으며 2018년 9월 인도네시아 가상자산 회사로부터 2490만달러를 훔쳤다고 밝혔다.

북한 해커들은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코인 발행(ICO)도 추진했다. 북한 해커들은 2017년과 2018년 마린 체인 토큰의 개발 및 마케팅을 시도했다. 해상 선박에 기반해 가상자산 코인을 발행하는 프로젝트였다.

미국 법무부는 북한 해커 3명이 컴퓨터 사기 등과 관련해 최대 5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으며 은행 관련 사기와 범죄에 대해서는 최대 3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37세 A씨도 북한 해커들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