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코로나19 재확산에 방역체계 다시 고삐 죈다

우리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 임원 코로나19 확진 판정...같은 감염 경로로 추정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맞춘 코로나19 방역체계 유지

2020-10-27     고정훈 기자
금융권이 코로나19 방역체제를 2단계에 맞춰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은행권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1단계 하향에도 기존 2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수도권에 밀집돼 있고, 일부 은행 임직원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현재 부서별 분산근무와 재택근무 비중 30%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에 맞춘 강화된 코로나 방역 조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된 상황에서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 KB국민은행은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대부분의 회의를 화상으로 대체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대체사업장 분산근무 및 재택근무 비율을 30~50%로 확대한다. 직원에게 휴가를 장려하는 한편, 분산근무와 재택근무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월부터 부서별 업무 특성을 고려해 본점 포함 수도권 총 7곳에서 인력을 분산 배치해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때 시행했던 모임이나 회식 ‘자제령’도 유지할 방침이다.

최근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에서는 본점 임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긴장감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확진자는 우리은행 5명, 국민은행 1명이다. 이들은 같은 대학원에서 최고경영자과정(AMP)를 수강 중으로, 동일한 경로로 감연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우리은행은 해당 임직원과 접촉한 다른 임직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쳤다. KB국민은행도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직원 140명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 및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혹시 모를 확산에 대비하겠다는 각오다. 

이런 위기감은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맞춘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전체 직원 중 15% 가량을 부서별 대체사업장 이원화 근무와 재택근무 인력으로 운용한다. 기존에는 재택근무 인력 비중 권장치를 10%로 했으나, 수도권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하면서 비율을 일부 상향했다. 

하나은행도 재택근무와 대체사업장 분산 근무 비율을 부서별 40% 이상 유지한다. 대체사업장 분산 근무자는 별도의 지시가 내려오기 전까지 본점 출입이 제한된다. 또 하나은행은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유니폼 착용을 자제하기로 했다. 

농협금융지주는 모든 직원들에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특히 전 직원들이 매일 코로나19 자가진단을 할 수 있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줄어든 최근에도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급증해 당분간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 체계는 보수적으로 운용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방역을 느슨하게 했다가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이를 바로잡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