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로그인 인증에 '영수증 사진' 등장... 왜?
5회 로그인 잘못하면 영수증 사진 떠 네이버 "추론 기능 핵심...보안 강화 차원" 일각선 오프라인 데이터 확보 일환이란 분석도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네이버가 새로운 부정 로그인 제한 기능으로 '영수증 사진 인증'를 도입했다. 기존 인증 방식이 자동입력 방지문자를 옮겨 적는데 그쳤다면, 영수증 사진을 보고 간단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추론 기능으로 이용자 역할을 확대한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는 영수증 사진을 활용해서 부정 로그인 여부를 가려내는 기능을 도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달 19일부터 모바일 웹과 PC 웹, 앱 등 경로 관계 없이 네이버에서 로그인을 시도할 때 5회 이상 틀리면 이용자가 영수증 사진 인증을 거치도록 조치했다"며 "당장은 자동입력 방지문자와 영수증 사진 등 2가지 방식이 50%의 확률로 노출되도록 한 상태이고 완전히 영수증 방식으로 대체할지는 좀더 고민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기존 인증 방식은 영문자와 숫자를 섞은 자동입력 방지문자였다. 반면 새로 시도되는 인증 방식에는 가상으로 제작된 영수증 사진이 활용된다. 제품명과 가격, 개수 등이 적힌 영수증을 보고 소비자가 관련 질문에 답해야 한다. 구매한 제품명의 일부만 언급하고 빈칸을 채우라든가 특정 식품의 중량이나 가격을 묻는다든가 하는 식이다.
새 인증 방식 도입은 기존의 보안 인증 절차를 한층 보강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부정 로그인을 방지하는 기술을 계속해서 고도화하는 중이며 효율적인 수단이라 판단될 시엔 도입을 해보고 있다"며 "이번 영수증 사진은 사람만이 발휘할 수 있는 추론 능력을 고려해서 설계된 것"이라고 했다.
이런 네이버의 움직임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 확보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는 현재 가맹점 리뷰 서비스인 '마이플레이스'를 통해 지류 영수증(모바일 영수증 포함)을 모으고 있다. 이용자가 직접 방문한 가게의 영수증을 찍어 올리면 네이버가 건당 적게는 10원, 많게는 50원을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제공한다. 지난해 11월 정식 출시된 이 서비스는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과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 등을 위한 자원으로 이용될 전망이다. 영수증에는 식당이나 가게의 제품 품목와 이름, 구매 개수, 가격 등이 표시된다. 네이버는 이 영수증들을 통해 개별 선호 브랜드나 메뉴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로그인 화면에 나타난 영수증의 사진도 이용자들이 인증하는 영수증의 모습과 비슷하게 구현됐다. 사진마다 영수증이 빳빳하거나 휘어진 정도가 다르고 빛의 밝기와 그에 따른 그림자도 다양하게 적용됐다. 영수증의 배경에 충전기나 컵, 창문 등이 배치되기도 했다. 촬영의 환경적인 변수를 고민한 흔적으로 풀이된다.
핀테크 업체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마이플레이스를 통해 영수증 취합에 힘을 주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영수증 스캔 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OCR(광학문자인식) 기능의 정확도를 시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원유재 충남대 핀테크보안연구센터장은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제출하는 여러 형태의 영수증을 갖고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상의 영수증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려는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