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지폐가 9만원에 팔린다고?...특수 지폐의 세계

1만원 두장 연결권 8만8000원 판매...평창올림픽기념 2000원은 3만8500원으로 올라 조폐공사 기존 은행권 발행 축소에 다양한 시도...올해 12월 라인프렌즈 은메달 선보여

2020-08-20     강진규 기자
한국조폐공사가 판매한 1만원권 2장 연결 지폐 [사진: 조폐공사]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1만원 지폐 2장이 약 9만원에 팔리고, 2000원 지폐가 약 4만원에 팔린다면 믿을 수 있을까? 한국조폐공사에서 기념으로 제작한 특수 지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카드사용, 모바일결제 등의 증가로 은행권 화폐 발행이 축소되면서 한국조폐공사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1만원 지폐 두장을 연결한 연결형 은행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연결형 은행권은 실제 지폐를 붙여놓은 형태다. 임의로 붙여놓은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화폐를 제작하는 조폐공사가 공식적으로 붙여서 제작한 것이다. 이 화폐는 한국은행이 발행하고 조폐공사가 제작한 진짜 화폐로 실제 사용도 가능하다.

조폐공사 쇼핑몰에서 1만원 지폐 두장 연결권은 액면가보다 비싼 2만6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럼에도 연결권이 판매된 올해 6월부터 문의와 구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조폐당국이 연결권 지폐를 기념으로 많이 발행해왔다. 반면 국내에서는 소수 화폐 수집가들에게만 알려져 있었다.

웃돈을 주고 연결권을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결권 지폐는 희소성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올라간다. 국내 기념화폐 유통업체인 풍산화동양행은 2000년에 발행된 1만원 두장 연결권을 8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액면가의 약 4배가 넘는 금액이다.

8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1만원 권 2장 연결형 지폐 [사진: 풍산화동양행]

연궐권 외에도 특수 화폐들은 인기를 끌고 있다. 2017년 한국은행과 조폐공사는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2000원권을 발행했다. 진짜 지폐이면서 기념 지폐 성격을 갖고 있었던 2000원권은 발행 당시 8000원에 팔렸다. 액면가의 4배라는 금액에 대해 비싸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현재 2000원권은 화동양행에서 3만8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2000원의 19배이며 판매금액 8000원의 4.8배인 것이다.

조폐공사는 전통적으로 은행권을 발행했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조폐공사는 네이버 라인프렌즈를 모델로 은메달을 4040장 제작해 판매하기도 했다.

한국조폐공사가 올해 12월 발행한 라인프렌즈 은메달 모습 [사진: 한국조폐공사]

조폐공사가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카드, 모바일결제 등의 사용으로 현금 사용이 줄어들면서 은행권 발행 업무가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2009년 은행권(5만원권, 1만원권, 5000원권, 1000원권) 제조량이 30억3000만장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조폐공사의 사업계획을 보면 2020년 은행권 발행 발행 규모는 6억3100만장으로 예상된다. 약 10년 동안 은행권 발행 규모가 80% 감소한 것이다. 금융권은 핀테크 등의 발전으로 이런 추세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금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조폐공사의 주요 사업인 은행권 발행이 불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수 지폐, 화폐 제작도 그런 시도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