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한국 게임 업체들, 일본 MMORPG 공략은 '만만찮네'
만화풍 RPG와 비교해 사용자 기반 확대 더뎌 간판 게임 계속 투입...MMORPG에 대한 현지 게이머 인식 바꿀지 주목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국내 게임사들의 일본 시장 공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게임 카테고리별 성적표는 대조적이다. 게임 카테 만화풍 RPG는 나름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MMORPG는 눈에 띄는 성과가 아직은 나오지 않는 분위기다.
11일 라인게임즈 '엑소스 히어로즈'는 일본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매출 20위, 47위에 랭크됐다. 5월 말 일본에 출시된 엑소스 히어로즈는 한때 앱스토어 매출 5위에도 오르는 등 선전하는 모습이다.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은 현재 앱스토어 매출 90위에 올라 있다. 4월 30일부터 5월 21일까지 길티기어와 함께 진행한 콜라보레이션 이벤트에 대한 호응 속에 매출 순위가 5월 한때 10위권까지 오르기도 했다.
엑소스 히어로즈와 에픽세븐 모두 만화풍 모바일 RPG 장르로 일본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는 게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MMORPG는 다르다. 한국 만큼 MMORPG 저변이 넓지 않다. 2017년 8월 일본에 출시된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이 세운 기록을 뛰어넘는 MMORPG가 나오지 않고 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일본 MMORPG 시장 성장이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넥슨의 경우 일본에서 '다크어벤저 크로스'('다크어벤저3' 일본명)를 1월 30일, 최근엔 '페이스'('액스' 일본명) 서비스를 종료했다.
특히 다크어벤저 크로스의 경우 일본 이용자 성향에 맞춰 현지화에도 공을 들인 게임이었다. 대화 장면 내 캐릭터 디자인을 2D로 제작했으며, 일본 이용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외형으로 제작한 궁수 직업군(아쳐)을 추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1년도 못돼 서비스가 종료됐다.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게이머의 경우 게임을 꾸준히 플레이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길게 보면서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가지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일본 MMORPG 시장 공략에 대한 국내 게임 업체들의 의지도 여전하다. 기대 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성과도 나오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4월 중순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 '트라하'는 11일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 매출 84위다. 5월 중순에는 매출 30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넥슨 관계자는 "MMORPG임에도 일본 게이머들이 큰 어려움 없이 게임을 (받아들이고) 플레이 해주고 있다. 커뮤니티도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여 긍정적"이라며 "일본에서 MMORPG가 인기 장르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 내부서는 사실 만족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내서 큰 매출원으로 자리잡은 'V4'도 주목된다. V4는 내년 상반기 이후 일본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에 기대를 거는 모습. '리니지M'의 경우 일본 시장 순위권 밖에 있으나, PC 원작인 '리니지2'가 일본에서도 인기를 끈 만큼, 리니지2M을 일본 시장 공략에 전진배치할 계획이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올해안에 리니지2M를 해외 시장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국내서 MMORPG가 여전히 대세이기 때문에 개발도 계속되고 있고, 매출 확대를 위해 글로벌 진출은 당연하다. 특히 일본 시장은 글로벌 시장 규모 3위라, 어려움이 있음에도 나갈 수 밖에 없다"며 "향후 리니지2레볼루션을 이어 성공하는 게임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