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올해 ‘아이패드’는 위기였다. 꾸준히 성장했던 태블릿 시장도 주춤했다. 정황만 놓고 본다면 아이패드에게는 ‘참 좋은 시절’을 보낸후 일몰만 물끄러미 바라봐야했었을터다. 이를 두고 팀 쿡 애플 CEO는 자신만만하다. “과속방지턱을 넘었을 뿐”이라는 그의 말이 진실일지 거짓일지는 올해 나오는 아이패드가 증명해줘야 했다.

그런 바람이 들었을까. 애플의 신무기인 ‘아이패드 에어2’는 잘빠졌다. 생각보다 많은 곳에 공을 들였음을 쓰면 쓸 수록 체감하게 된다.

분명 ‘아이패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묘하게 소비자를 기대하게 만든다. ‘아이패드 에어2’에 인디언식의 이름을 붙여주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 에어2를 직접 사용해보며 이런저런 얘기들을 풀어내보고자 한다.

▲ 애플 아이패드 에어2

■ 휴대성보다는 성능에 ‘주목’

모바일 기기를 첫 대면하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요소는 ‘디자인’이다. 가시적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건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입힌 특화된 디자인을 입히고, 좀 더 얇고 가벼운 폼팩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이런 선상에서 ’아이패드 에어2’도 트렌드에 부합하는 모델이다. 하지만 누구나 얘기하는 디자인만을 말하기에는 ‘아이패드 에어2’가 식상하게 느껴진다.

▲ 애플 아이패드 에어2 후면

사실 ‘아이패드 에어2’의 매력은 확 달라진 성능에 있다.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좀 더 선명해진 디스플레이, 속도의 안정성을 더한 모바일AP, 아이폰에 버금가는 카메라가 그렇다.

두뇌부터 말하자면 애플이 설계한 ‘A8X’가 장착됐다. 애플이 모바일AP 뒤에 ‘X’를 붙이면 그 프로세서는 일단 그래픽성능을 크게 올렸다고 예견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처음으로 라이트닝 케이블이 장착되면서 아이패드 라인업 발표를 3분기로 미룬 ‘아이패드4’가 ‘A6X’를 달고 나온적이 있다. 처음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던 ‘뉴 아이패드’도 A5X’를 장착했다.

수치상으로 풀어본다면 ‘A8X’는 전작인 ‘A7’보다 CPU 성능이 40% 더 높아졌다. 코어수도 늘어났다. 듀얼코어를 고집했던 애플은 ‘A8X’에서 3개의 코어를 넣었다. 이례적인 일이다. 그래픽 성능은 전작 대비 2.5배 늘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패드는 기본적으로 아이폰보다 해상도가 높다. 화면 크기도 크다. 그만큼 그래픽 성능도 뒷받침해줘야 한다.

아이폰6보다 그래픽 성능이 뛰어난 아이패드 에어2이지만 이 둘을 비교하기란 꽤 어렵다. 비교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화면 크기와 해상도, GPU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그럼에도 둘을 비교해보자면 동일한 고성능 게임 하나를 각각 돌려보면 어느 정도 체감상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 아이패드 에어2의 그래픽 성능이 높아졌음은 동일 라인업인 A8이 장착된 아이폰6 플러스와 비교해봐도 체감할 수 있다.

이를테면 게임빌이 내놓은 리얼야구게임인 ‘이사만루2014’를 아이폰6 플러스와 아이패드 에어2에서 각각 돌려보면 ‘아이패드 에어2’ 쪽이 좀 더 디테일하고 부드러운 조작감을 만끽할 수 있다.

‘A8X’의 진면목은 각종 사진 편집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편집 내용을 반영하거나 저장 및 로딩하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쓰다보면 ‘A8X’와 iOS8이 궁합이 어느정도 잘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 더 얇아진 아이패드, 디스플레이 일등공신

‘아이패드’가 기존과는 다르게 ‘에어’라는 명칭을 달고 나온데는 그만한 특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예측해보건데 일차원적으로 ‘에어’는 ‘공기처럼 가벼워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작인 ‘아이패드 에어’만해도 기존 9.4mm 두께를 갖춘 ‘아이패드4’와는 달리 7.5mm로 더 얇아졌다. 아이패드 에어2는 그보다 얇은 6.1mm까지 내려왔다.

얇은 두께의 ‘아이패드 에어2’의 일등공신은 디스플레이 역할이 크다. 애플은 아이패드 디스플레이 생산 방식을 바꿔가면서까지 더 얇은 폼팩터를 만드는데 고심했다.

▲ 아이패드 에어2(하단)에는 음소거 스위치가 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상단에는 아이패드 미니

보통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부품은 하단부터 LCD와 터치센서, 보호유리 등으로 겹겹히 올라간다. 애플은 이 3개의 부품층을 하나로 만들었다. 레이어와 레이어 사이에 공기층이 사라지면서 자연반사가 줄어들었다. 여기에 애플은 반사방지 코팅을 첫 적용했다. 더 얇은 패널을 구현했을뿐만 아니라 더 선명하고 야외시인성까지 탁월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아이패드 에어2가 얇아지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측면 음소거 스위치가 사라졌다.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제어센터가 있기도 하고, 두께 대비 스위치가 빠져도 무방했기 때문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털어 스위치가 처음으로 사라진 셈이다. 
 

▲ 손가락을 반복해서 올려놓으면 지문인식 등록이 가능하다.

음소거 스위치가 처음으로 사라진 것 이외에도 '처음' 도입된 기능이 있다. 터치ID 지문인식 솔루션이다. 아이패드 에어2뿐만 아니라 동반출격한 아이패드 미니3에도 첫 도입됐다. 아이폰의 접근성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보안까지도 강화됐다. 

■ 1년 동안 쌓아올린 64비트 노하우

그간의 아이패드에게 카메라는 주력 기능이 아니었다. 물론 충분한 능력을 발휘하기는 했지만 아이폰만 못했다. 아이패드 에어2는 아이폰 수준으로 카메라가 진화했다. 비교하자면 아이폰5S 수준까지 하드웨어가 진화했다. 800만 화소 아이사이트 카메라가 배치됐다.

정확하게는 아이폰5S와 아이폰6의 중간단계에 놓은 편에 아이패드 에어2의 카메라를 비교하는데 적절한 표현이다. 이유는 A8X 때문이다. 카메라 성능에 모바일AP가 관여한다. 좀 더 빠른 오토포커스와 처리 능력을 보여준다. 아이폰에 적용된 모든 소프트웨어도 아이패드 에어2에 녹아 있다.

▲ 아이패드 에어2의 카메라가 아이폰5S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A8X의 등장으로 아이패드 에어2는 전작과 달리 충분한 성능을 발휘해준다. 그도 그럴 것이 애플은 A7을 통해 64비트 생태계에 첫 진입한 이후 1년 만에 개선된 A8 시리즈를 내놨으니 그간의 생태계 확장과 관련 노하우가 어느 정도 쌓였다고 볼 수 있다.

아이패드 미니2가 갑작스럽게 A7로 업그레이드된 이유도 64비트 생태계의 빠른 진입을 위해서였으니 말이다. 아이패드 미니3의 하드웨어 스펙이 낮다는 일부 시각은 사실 다시 자리를 찾아 이동했다고도 풀이할 수 있다.
맥용 프로그램인 ‘픽셀메이터’나 동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인 '리플레이' 등을 이용해보면 빠르게 쫓아오는 반응 속도와 바로 변환 및 수정되는 인코딩 능력을 확인해볼 수 있다.

이 밖에 콘텐츠 소비 측면에서 아이패드 에어2는 게임기로도 탁월하다. 애플이 제공하는 메탈API를 사용한 게임을 진행하면 좀 더 화려한 그래픽과 빠른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애플은 앱스토어에 따로 메탈API 적용 게임 카테고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 곳에서 바로 확인해볼 수 있다. 기대되는 대작으로는 글로벌 론칭된 ‘베인 글로리’가 눈길을 끈다.

▲ 아이패드 에어2의 A8X는 오랜기간 게임을 진행해도 발열의 위험성 때문에 성능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또한 맥과 아이폰의 연속성도 강화됐다. 맥과 iOS의 에어드롭 기능 활용이 가능해졌다. 테더링은 한 번의 터치만으로 가능하다. 문자메시지 릴레이가 가능하다. 동일한 와이파이를 잡고 있다면 아이패드 에어2에서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다. 핸드오프 기능을 활용해 웹브라우저인 사파리와 아이웍스를 다른 기긱에서도 바로 열 수 있다. 특히 키노트는 프리젠테이션 리모트 컨트롤러로 활용 가능하다.

2개의 안테나를 탑재, 기가와이파이를 통해 최대 850Mbps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 또한 아이패드 에어2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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