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테라]
[사진: 테라]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테라·루나 사태로 손해를 본 피해자들이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가정 파탄, 극단적 선태까지 고민하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어 사회적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커뮤니티 등에서 테라·루나 사태로 정신적,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수천 명이 가입해 있는 한 테라 루나 피해자 커뮤니티에 A씨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숨통이 막히고 고통스럽다”며 “목숨을 내놓고 싶은 심정”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매일 잠을 잘 수 없다”며 “수면제를 대량으로 구하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C씨는 수년 간 모은 돈 1억원을 테라 루나 사태로 잃고 며칠 간 망연자실했다며 가족들에게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다고 고민했다. D씨는 “스스로에게 화가 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무섭고 속상하다”며 남편에게 말도 못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E씨는 “그동안 모은 돈에 1억원 대출까지 받아서 투자를 했다”며 “허탈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이라고 호소했다.

지난 5월 8일(현지시간) 테라USD와 달러의 1대1 가격이 깨진 후 테라USD와 테라의 또 다른 거버넌스 토큰인 루나(LUNA)가 폭락했다. 두 코인은 하루에만 90% 폭락을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고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이들 코인을 상장 폐지했다. 이들 코인은 99% 하락하며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창업자는 테라2.0을 출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새로 선보인 코인 역시 급락하며 또 다른 논란을 촉발했다.

테라·루나 사태의 피해자는 국내에서만 약 28만명에 달하며 피해액은 수조원으로 추산된다.

피해자들은 주로 20~30대가 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내기 직장인, 30대 주부, 학생 등 많은 사람들이 테라· 루나 사태로 피해를 당했다. 피해자들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고소를 하고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와 재판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피해가 발생했지만 테라와 루나 거래, 테라폼랩스 등의 거래 내역, 현재 자산 등은 베일에 쌓여있는 상황이다. 권도형 창업자도 해외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에 피해 보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하루아침에 투자했던 가상자산이 휴지조각이 되고 보상 방안 역시 불투명하다는 것을 인지한 피해자들은 공황 상태에 빠진 것이다. 피해자들과 업계에서는 자칫 가정 파탄과 극단적 선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가상자산 시장이 붕괴 위기를 보이면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5월 중순 테라 루나 사태 후 가상자산 대출 서비스 기업 셀시우스가 고객들을 상대로 자산 인출, 교환, 전송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지난 13일 셀시우스 토큰인 CEL 가격이 1시간 만에 70% 폭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 트론, 웨이브 등 가상자산들이 연이어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안정적이라고 생각됐던 비트코인, 이더리움 가격도 폭락하고 있다. 19일 오전 한 때 비트코인 가격은 1만78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2021년 11월 고점 대비 72% 하락했다. 비트코인이 다시 2만달러 밑으로 하락한 것은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많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당분간 패닉장이 이어지면서 가상자산 투자로 인한 우울증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계자들은 이런 문제가 사회적 문제와 논란으로 확산되고 가상자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시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이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문제 인식과 대책 마련은 미흡한 상황이다. 오히려 인터넷에서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테라 루나 투자 피해자는 “테라 루나 사태 관련 뉴스를 보면 가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를 조롱하고 비난하는 글들이 많다”며 “그런 시선이 더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영상=디지털투데이 디퍼뉴스 데일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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