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로고. 
네이버·카카오 로고.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한국판 빅테크'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전략을 앞다퉈 내세우고 있다. 14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경영진 세대교체를 이룬 네이버와 함께 카카오도 같은날 '비욘드 코리아'와 '비욘드 모바일'을 키워드로 한 글로벌 전략 청사진을 내놨다. 

글로벌 전략 수립과 이행은 수년 전부터 있어왔다. 단 과거와 달리 이들 기업은 최근 몇 년 간 웹툰, 웹소설 등이 중심이 된 콘텐츠 사업을 해외로 확장시켜갈 기반을 다져왔다.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가 가지는 중량감이 커진 만큼 각사 글로벌 전략 전면에 이를 배치할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네이버는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이버 사옥에서 열린 23기 정기 주주총회, 이사회를 통해 최수연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고 밝혔다. 오는 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앞둔 카카오도 같은 날 글로벌 전략을 재편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는 일본을 거점으로 영토를 넓혀가겠단 포부다.

카카오는 특히 일본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공동체(계열사) 시너지를 높인단 방침이다. 카카오웹툰과 타파스,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액을 3배까지 성장시킨단 목표다. 이와 함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의장직을 내려놓고 새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데 집중하면서 공동체 미래 성장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두 회사 모두 이미 앞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시행착오를 겪은 바 있다. 지금은 소프트뱅크 자회사 Z홀딩스로 경영이 통합,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LINE)이 회사와 동명의 메신저 서비스로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주요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여러 시도가 있었다.

1999년 6월 설립된 네이버는 검색(포털) 시장에서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해외 진출을 위해 이듬해 해외법인 네이버재팬을 설립했다. 이후 사이트를 열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지만 2005년 서비스를 중단하고 이어 사이트 역시 닫는 등 고배를 마신 바 있다. 

2007년 11월 다시 네이버재팬을 설립하며 두 번째 시도를 이어갔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다가 마침내 2011년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을 선보여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시켰다. 카카오도 2010년경 주력 서비스인 메신저 카카오톡 영어·일본어 버전을 선보이며 해외 시장 공략을 시도했지만 국내에서처럼 인지도를 쌓진 못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최근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K-콘텐츠)를 향한 주목도가 높아진 등 변화가 있는 만큼 이들 기업이 콘텐츠를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만 놓고 봐도 콘텐츠 사업은 다른 사업과 비교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네이버 2021년 연간 콘텐츠 부문 매출은 69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연간 매출은 50% 가량 늘었다.

네이버는 2020년 5월 국내외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본사를 미국으로 옮겼고 지난해 연초엔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인수하는 '빅딜'을 진행한 등 해외 시장을 무대로 더 규모 있게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충성 이용자를 기반으로 슈퍼 IP 활용, 오리지널 콘텐츠 및 크로스보더 콘텐츠 및 영상화 확대로 지난해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게임과 뮤직, 스토리, 미디어가 모두 합쳐진 카카오 2021년 콘텐츠 부문 매출은 2조8953억원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50% 가량 늘었다.

아울러 최근 몇 년 간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의 성장으로 웹툰, 웹소설 지식 재산권(IP) 영상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는 다시 원작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유료 결제액 증가 등으로 매출 증대를 이끄는 결과로 이어지게 해 글로벌 전략에 탄력 받을 수 있는 거리들이 있다.

카카오 역시 OTT부터 TV, 스크린 등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제작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을 겨냥한 슈퍼 IP 기획 제작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사 콘텐츠 사업을 안착시킴으로써 다른 사업과 서비스도 해외 진출을 파고들 수 있는 점 역시 기대해 볼 수 있다.

웹툰, 웹소설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콘텐츠 사업과 다른 문법을 가진 신사업을 발굴해 궤도에 올린다. 선발주자인 네이버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 글로벌 이용자 3억명을 확보했다. 카카오도 남궁훈 대표 내정자가 '비욘드 모바일'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등 신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진출에 용이한 구조를 재구성해 카카오 국내외 성장을 이끈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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